충남도 등 8개 기관이 도내 여객선과 선착장 등의 안전점검을 실시한 가운데 형식적인 점검으로만 끝날 우려가 있어 강력한 보완대책이 필요하다. 29일 도와 합동점검단에 따르면 이번 점검에서 각 기관은 맡은 분야의 문제점들을 점검, 개선할 부분이 너무 많다며 지역별로 해양경찰에 통보했지만, 점검단 중 일부는 문제없다는 식의 상반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여객선 합동점검을 지켜본 도민들은 '합동 점검 하나 마나'라는 부정적 시각을 보이고 있다. 합동점검에서 각 기관들은 비상훈련 시 대처의 문제, 선내 시설, 게시물, 전체적인 대응체계의 문제와 선박의 기계적인 문제 및 선착장 자체의 문제도 지적하며 해경에 개선을 요구했다. 하지만, 해운조합과 한 지자체는 “내 분야가 아니다”라고 하거나, “간단한 점검이다”, “한 가지도 지적사항이 없다”고 말하는 등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했다.
세월호 사태와 마찬가지로 사고 시에도 서로 미루는 등 무책임한 대처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가장 큰 문제는 해운업자들의 이익을 위해 설립된 해운조합에서 합동점검에 나섰다는 점이다. 합동점검에 참여했던 한 기관 관계자는 “그동안에도 해운조합에서 점검을 해왔는데, 아는 사람끼리 점검을 하다보니 세월호 사태와 같은 참사가 발생했고 도내에서도 이제야 수많은 문제점들이 드러나는 것”이라고 털어놨다.
실제로 세월호 참사와 관련, 인천의 해운조합 지부장과 팀장은 이날 오후 검찰에 구속됐다. 점검을 마친 대부분의 점검단원들은 “지적사항은 모두 해경에 통보됐고 해경의 처분만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해경의 의지에 따라 여객선을 비롯한 모든 선박의 안전관련 시스템이 변화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현재 해경도 사면초가다. 검·경이 세월호 사태와 관련 해양경찰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해경 홍보실 관계자는 “현재 해경도 힘든 상황이다. 의지 있던 해경들도 수많은 비난에 의지가 꺾인 상태”라며 “각 기관에서 지적한 부분을 토대로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마련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합동점검에 참여한 기관은 충남도와 당진·보령시 등 지자체, 대산지방해양항만청, 해양경찰, 검찰, 한국해운조합, 선박안전기술공단 등이다.
내포=유희성 기자 jdy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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