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112·120… 긴급·민원전화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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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112·120… 긴급·민원전화 너무 많다

각종 번호 수십개 시민 혼란… 접근도 어려워 일부 민원상담 보다 '방패막이 기능' 전락도

  • 승인 2014-04-28 18:11
  • 신문게재 2014-04-29 1면
  • 이경태 기자이경태 기자
수십개나 되는 각종 긴급·민원번호에 대한 시민들의 접근이 쉽지 않은 가운데 제때 민원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다는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해당 긴급 및 민원상담 번호를 모두 외울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위급하거나 필요할 때 시민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서비스라는 인식만 확산될 뿐이다.

28일 정부와 자치단체, 공기업 등에 따르면 현재 긴급전화번호는 범죄신고 112, 화재·응급구조 119 등 9개이며 생활정보번호는 자치단체 콜센터 120 등 12개에 달한다. 여기에 민원·상담번호도 20여 개나 된다. 이들 번호는 대부분 국번이 없는 3~4개 숫자로 구성된 번호지만 일반 시민들이 기억하고 있는 번호는 2~3개 종류에 불과하다. 정부나 각 기관은 분야별 상황에 맞춰 전문콜센터 직원들이 민원 서비스를 하도록 번호를 다양하게 마련했다.

민원을 제기하더라도 2차, 3차에 걸쳐 관련 부서를 찾아야 하는 그동안의 번거로움을 없애고 상담원이 우선적으로 상담을 해줄 수 있도록 한 게 이 같은 서비스의 취지이기도 하다. 그러나 당초 취지와 달리, 각종 긴급 및 민원상담 번호가 수십 개에 달해 시민들은 오히려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정작 특정분야에 대한 민원을 제기하고 싶더라도 떠오르는 번호가 없어 인터넷 검색을 해야 할 판이다.
 
이순영(42ㆍ서구)씨는 “최근 세월호 침몰사고만 보더라도 119 말고 별도로 마련된 해상사고 신고번호를 아는 사람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평상시 관심을 두지 않는 번호인데 급한 상황에서 그 번호로 전화를 걸 수 있겠냐”고 지적했다.
 
대전시도 행정 민원과 관련, 국번 없이 120번만 누르면 되는 콜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시민들에게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다. 더구나 이같은 서비스는 시민을 대상으로 한 민원상담보다는 각종 민원 전화로부터 직원들이 업무 수행에 방해를 받지 않도록 하는 방패막이 기능이 크다는 비난을 받는다.
 
시 관계자는 “하루 1500~1600건의 전화가 해당 번호로 걸려오며 단순 민원상담이 대부분”이라며 “단순한 민원으로 직원들의 업무가 마비되기도 해 2006년부터 이같은 서비스를 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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