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서구 둔산동에 있는 한 관공서 1층에는 1994년 1월 생산된 가압식 소화기가 화재 진화용으로 비치돼 있다. 관공서 내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비치한 소화기를 가지고 시민들이 초기진화를 할 수 있도록 가져다 둔 것이지만, 해당 소화기는 이미 폐기해야 할 가압식의 노후 제품이다.
지난해 8월 서울의 한 공장에서 불을 끄려고 사용한 소화기가 폭발해 60대 남성이 숨졌고, 2001년에도 소화기 폭발사고가 있었는데 이들 모두 생산된 지 10년 넘은 가압식 소화기가 폭발하는 사고였다.
이같은 폭발사고 위험에 가압식 소화기는 1999년 이후 더이상 생산되지 않고 지금은 이들 가압식 소화기를 폐기하는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지역의 관공서조차 화재 발생시 소화기가 작동될지 불확실하고 폭발위험까지 있는 가압식 소화기를 교체하지 않고 방치하는 셈이다.
또 유성의 한 관광호텔에 역시 이같은 노후 가압식소화기가 비치돼 있다. 이곳은 불에 쉽게 타는 인화성 카펫이 바닥에 깔려 작은 화재가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곳이나, 지하 1층에서 확인한 소화기는 생산된 지 20년 된 가압식 제품이었다. 소화기를 붙잡고 위아래로 흔들어도 분말 움직임이 느껴지지 않는 게 내부에서 이미 굳은 상태로 여겨졌다.
관광호텔 관계자는 “그게 폭발 위험 있는 노후 소화기인지 미처 몰랐고 전체적으로 점검해 교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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