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가 발생한 지 일주일이 넘었지만, 절망적인 소식만 이어지는 가운데 학생과 교사들은 실종자와 사망자 대부분이 학생인 이번 참사가 더욱 남의 일 같지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학생들 사이에서는 미리 잡혀 있던 수학여행이 금지된 가운데 내부 행사까지 취소되면 학창시절의 추억마저 빼앗아버리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선학교들은 각종 학교 행사 진행 여부를 놓고 골몰하고 있다.
더구나 돌아오는 5월 체육대회, 스승의 날, 어린이날, 축제 등 학교 각종 행사가 줄줄이 잡혀 있어 취소 여부를 놓고 난감해하는 분위기다.
반석고는 다음 달 15일 체육대회 행사가 예정된 가운데 3학년은 현충원 참배키로 하고, 1~2학년의 경우 진행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둔산초도 어린이날 기념 체육대회를 오전만 하기로 축소했으며, 오는 5월 계획된 수련활동은 취소했다. 사고 희생자에 대한 애도의 뜻으로 학부모와 협의로 내린 결론이다.
A초 교장은 “전체적인 사회분위기가 다운돼 있어 학교 측에서도 애도하는 마음으로 교육과정을 조용한 가운데 운영하려고 한다”며 “하지만, 일부 학생들이 수학여행까지 취소된 마당에 학교 내부행사까지 취소하는 건 너무하다는 의견이 있어 행사 취소 여부를 놓고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현장체험학습 등을 대신 할 체계적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학급별 진로체험·테마여행이 '수학여행의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일선 학교 한 교감은 “앞으로는 수백 명이 한꺼번에 이동하는 전근대적 수학여행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테마를 갖고 인솔교사 2~3명이 함께 참여하는 식으로 방향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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