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적 사고력을 갖춘 재난방재 전문인력 양성, 관련 일자리 확충 및 종사자 처우 개선 등도 세월호 참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노력으로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역 대학 재난방재 전문가들에 따르면 세월호 사례에서 보듯이 현대의 대형 재난은 직접적인 피해뿐만 아니라 후속 피해도 실로 막대하다. 인원구조, 응급조치 등 사고수습과 관련된 사안뿐만 아니라 행정, 사회, 경제 등 여러 분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혼란을 가져오기 일쑤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특정사안에 대처하기 위한 매뉴얼은 있어도 복합적인 위기관리 매뉴얼의 경우 정립돼 있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세월호 침몰 초기 정부 부처별로 우후죽순 사고대책본부가 생겨나고 구조인원, 실종 및 사망자 집계 등에서 혼선이 빚어진 것은 이같은 문제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SNS를 통한 무분별한 유언비언 확산, 부적절한 취재원을 통한 언론 인터뷰, 각급학교 수학여행 위약금 문제 등 세월호 사고 직후 나타난 제2차 혼란도 마찬가지다.
사전에 통합적인 재난방재 매뉴얼이 정립돼 있었다면 이를 미리 방지할 수 있지 않았겠느냐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재난방재 인력 양성도 같은 맥락에서 풀어가야 한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대전대, 우송대를 포함해 전국 60여 개 대학이 소방방재학과, 재난관리과 등을 운영하며 재난방재 인력을 양성 중이다. 하지만, 소방방재 분야가 워낙 세분화돼 있어 재학생들이 자기 전공 공부에 급급할 뿐 재난과 관련한 통합적인 사고를 키우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황철홍 대전대 소방방재학과장은 “예컨대 재난 발생 시 인원구조만 아는 것보다 기계설비 쪽도 알고 있다면 대응하기가 훨씬 쉬울 것”이라며 “재난방재 인력 양성 과정에서 학문 통합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장기적으로는 재난방재 분야의 인력 및 일자리 확충, 처우 개선 등도 필요하다고 목소리도 나온다.
우송대 소방방재학과 인세진 교수는 “방재인력을 양성해도 학생들이 막상 졸업하면 갈 곳이 없는 것이 현실로 이와 관련된 일자리를 늘리고 처우를 개선해 우수한 인력이 재난방재 쪽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재난과 관련된 정부 교육과 홍보도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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