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해역에는 선박 200여 척과 잠수부 550여 명이 작업을 벌였다. 첨단 장비가 지원되고 해외 수색 전문가도 참여했다.미국의 원격 조종 무인 잠수정 ROV 두 대와 네덜란드 해난 구조전문가 3명이 투입됐다. 저녁부터는 수중등이 달린 고등어잡이 어선도 투입됐다. 구조 작업에 투입된 오징어잡이 배가 수면 위만 불을 밝히는 것과는 달리, 직접 물속을 비출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합동수색팀은 조류가 느려지는 사흘 동안 집중적으로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2200t 급 바지선을 투입해 잠수부 50명을 운용하고 있고, 밤부터 추가로 보조 선박을 투입했다. 생존자가 있을 가능성을 끝까지 놓지 않고 인양보다는 수색 작업에 더 집중하고 있다. 이날 실종자 수색에 투입된 해군 UDT 대원 1명은 마비증상을 보여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희생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지난 21일 저녁부터 선박 3, 4층 객실에서 희생자가 많이 발견됐다. 오후 8시 30분 현재 확인된 사망자 수는 모두 113명이다. 희생자가 계속 늘어나면서 팽목항에는 180명을 안치할 수 있는 임시안치소가 마련됐다. 희생자 가족들은 수습된 자녀의 상태를 보고 구조가 늦어져 숨졌다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일부는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부검을 의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사망자 명단에서 자녀의 이름과 특징을 확인할 때마다 가족들은 눈물과 오열을 터뜨렸다. 아직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실종자는 189여 명이다.
세월호는 물밑 20미터까지 가라앉은 것으로 전해졌다. 수중 구조 작업을 벌인 민간 잠수 요원들은 “현재 세월호가 뒤집힌 채 물 밑으로 내려간 상태에서 배에 있는 여러 구조물이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부숴지면서 수면 밑으로 점점 내려가고 있다”고 밝혔다.고려대 안산병원에서는 희생된 안산 단원고 학생 11명의 장례식이 치러졌다. 오전 7시 20분부터 20분 간격으로 같은 반 남학생 권모·임모·정모 군 등 3명의 시신을 태운 운구차가 차례로 병원을 나서면서 지켜보는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세월호 침몰 사고를 수사하고 있는 합동수사본부는 항해사 등 4명에 대해 추가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영장심사를 마친 항해사 등은 사고 원인으로 복원력 부족과 조타 문제를 제기했고, 선장이 퇴선 명령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경비정이 오자 승객들에게 퇴선 명령을 내렸고, 선원들은 배가 90도로 기울자 나왔다고 말했다. 또 구명벌은 펼치려 했지만 접근 자체를 못했다고 주장했다.
합동수사본부는 또 승선원 400여 명의 카카오톡 메시지도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 양이 대단히 많지만, 정밀 분석하면 사고 당시 상황을 보다 정확하게 알 수 있을 것으로 수사본부는 기대하고 있다.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 해운에 대한 수사에 나선 검찰 특별수사팀은 청해진해운 관계자 등 30여 명을 추가로 출국 금지 조치 하는 등 해운과 관련한 전방위 수사를 예고했다. 또 선사와 선주 등의 재산범죄 확인을 위해 FIU, 금융정보분석원에 자료를 요청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선박회사가 경영난을 겪으면서, 무리한 운항을 지시하고 탈법적인 객실 증축과 화물 과적 등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것으로 보고 최대주주인 전 세모그룹 회장 유병언 씨의 아들들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부실한 정부의 대처도 계속돼 눈살을 찌푸르게 했다. 이날 정부가 발표한 세월호 승선자 명단에 없는 외국인 시신이 발견되고 안산 단원고 학생 시신이 또 바뀐 것으로 확인되는 등 사후 수습 과정에서도 난맥상을 보였다. ‘실종자’ 수색이 완료되더라도 정부가 발표한 승선자 숫자와 구조자, 사망자, 실종자 숫자가 일치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사후 수습 과정의 장기화 등 큰 진통이 예상된다.
세월호 침몰사고 생존자 학부모 20여명은 이날 오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안산교육지원청 앞에서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고 정부의 신속한 구조를 촉구했다.
본사·노컷뉴스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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