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를 이끌 장수는 있는데 전쟁에 나갈 병사들을 모으지 못했다.”(새정치민주연합 관계자)
지방선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진도 여객선 침몰 사건으로 경선 일정 등이 중단ㆍ연기된 여야가 처한 현실이다.
새누리당은 기초단체장과 광역의원과 기초의원을 선정했지만, 경선 일정이 무기한 연기돼 대전시장을 선정치 못했다.
반면에 새정치민주연합은 예비경선(컷오프)을 통해 권선택 예비후보로 대전시장 후보를 확정했으나 광역의원 등 나머지는 아직 모집도 이뤄지지 않았다.이런 상황 속에 진도 여객선 침몰 사건이 미칠 파장에 여야는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새누리당 '반정부적 기류' 우려=당초 새누리당은 출마후보자들을 조기 확정하며 본격적인 선거전 채비에 나설 계획이었다.
전통적으로 지역 민심이 보수 성향이 강하며, 지난 대선 과정에서 자유선진당과의 합당으로 보수진영의 결집을 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낙관적인 승부를 예상했다.
지난 20년간 야권에서 대전시장이 한명도 배출되지 않았다는 점과 각종 여론조사에서 당내 후보군이 야권 후보를 앞서는 결과들이 나타나면서 자신감에 차있었다. 다만, 과학벨트 수정안과 충남도청 이전특별법 지연 등에 대전민심이 요동쳤다는 점에서는 이의를 달지 않는다.
또한, 광역단체장 후보를 도와야 할 일부 현 기초단체장 후보들이 야권으로 말을 갈아타며 적잖은 위기감이 돌고 있다. 특히, 이들이 선진당 출신이라는 점에서 보수 지지층의 이탈과 중복이 우려되면서다. 대전 등 충청권 민심이 선거전 향배를 가를 최대 승부처라는 점과 박근혜 정부에 대한 첫 전국단위 시험대이자 차기 총선을 향한 교두보가 될 선거라는 의미마저 내재됐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에서는 반드시 이겨야 하는 선거라는 목표를 넘어 절박함마저도 엿보이는 상황이다.
현재 세 명의 후보가 각축전을 펼치는 가운데 새누리당은 대전시장 경선을 성공적으로 치르고, 결정된 후보를 중심으로 결집한다는 각오다.
그러나 진도 여객선 침몰사건과 관련 정부의 늑장 대응이나 인근지역 새누리당 후보의 술자리 파문 등 탓에 정부ㆍ여당에 대한 반감이 혹여나 선거전에 변수가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A후보 관계자는 “지역 정서나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을 고려하면 6월 선거에 대한 전망은 여권 후보 측이 밝은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세월호 사건이 어떻게 수습되는 지가 중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새정치민주연합 '채비 지연'고민=새정치민주연합에선 현직인 염홍철 대전시장이 불출마하며 '이길 수 있는 선거'라는 생각이 여전하다.
정치지형상 1:1 구조인데다가 민주당과 옛 새정치연합이 통합되면서 안철수 대표 측으로 갈라졌던 야권 성향의 민심과 함께 중도보수 쪽 민심까지 흡수했다는 판단에서다.
또한, 이번 여객선 침몰사건에서 보여준 정부 대응의 부실함과 반정부적 기류가 선거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도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당 안팎에선 현재의 여론조사 격차가 10% 이내로 줄어든다면 본 선거전에서 해볼 만한 승부가 될 것이라는 예측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그러나 침몰 사건과 관련해 선거 체제 준비가 지연되고 있다는 것은 새정치연합 지도부와 각 시도당의 고민이다. 애도 분위기에 동참한다는 차원에서 대외적인 행동 등이 모두 중단돼, 제대로 선거를 치를 수나 있을까 하는 위기감이 고조되는 탓이다.
민주당 출신들로만 치르는 지역은 권리당원 투표나 여론조사 방식으로 가능하지만, 옛 새정치연합 출신 출마자가 포함된 지역은 공론조사가 포함되는 방식이 유력하게 대두되고 있다. 다만, 공론조사를 위해선 선거인단을 뽑아야 되며 적잖은 시간이 소요되는 등 난관에 부닥쳤다는 게 당 안팎의 일관된 견해다. 기초단체장과의 연대 없이는 광역단체장 캠프의 전략을 세우기도 쉽지 않다는 문제도 있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지역에는 전통적으로 보수성향의 유권자들이 존재하고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적지 않은 만큼, 쉽지 않은 선거가 될 것이라고 봐야 한다”며 “정권심판론이나 반정부적 정서에만 의존해 선거를 치렀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강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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