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 침몰사고로 전국이 애도분위기에 휩싸이며 축제와 행사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 21일 지역의 대표축제인 유성온천문화축제와 아산성웅이순신축제가 전격 취소된 가운데 유성구청 직원이 축제의 취소를 알리는 현수막을 게시판에 매달고 있다. 이성희 기자 token77@ |
[진도 여객선 침몰 참사] 지역축제 취소·축소 분위기
대전시가 일부 자치구의 축제 취소에 따라 이미 지원했던 보조금을 환수할 지 여부를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여객선 세월호의 침몰사고에 따른 전국적인 애도 분위기 속에서 축제를 취소한 만큼 자치구에서는 이미 사용한 축제비용 부담에 환수부담까지 겹쳐 울상을 짓고 있기 때문이다.
유성구는 21일 오전 11시 유성문화원에서 축제추진위원회를 열고 재적위원 14명중 12명이 참석한 가운데 다음달 열 예정인 유성온천문화축제의 개최를 전격 취소했다.
대덕구도 22일 축제추진위원회를 열고 다음달 개최할 금강로하스축제에 대한 최종 취소 여부를 결정한다. 유성구의 축제 취소 결과가 상당부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들 자치구는 세월호 침몰사고로 인해 축제를 열지 않는 것이 사망·실종자, 유가족에게 애도를 표하는 방법이라는 데 이미 공감한 상태다.
그러나 문제는 대전시가 이들 자치구에 제공한 축제 보조금을 어떻게 환수하느냐다. 이번 축제 취소는 자치구의 행정력 미흡이나 행정상 실수가 아닌, 외부 변수에 의한 결과여서 자치구에서도 보조금을 환급해야 한다는 데 동의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유성구는 이번 유성온천문화축제를 위해 자체 예산 7억5000만원과 시 지원 예산 2500만원 등 모두 7억7500만원의 예산을 마련했다. 대덕구 역시 금강로하스축제를 열기 위해 자체 예산 1억7500만원과 시 지원 예산 1500만원 등 모두 1억9000만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유성구와 대덕구는 이미 전체 예산의 30~40% 가량을 홍보 및 축제 준비로 소모했다. 시 입장에서는 축제를 목적으로 지원한 보조금이어서 보조금을 환수하는 게 정당하지만 자치구가 축제를 위해 자체 예산까지 상당수준 사용한 만큼 전체 환수 결정에 대해서는 조심스럽다는 반응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현재 보조금 환수 여부에 대한 규정은 정해놓은 게 없다”며 “이같은 상황이 지역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문화관광부 의견이나 다른 지역 사례도 살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문광부 관계자는 “2009년 신종플루가 확산될 때 비슷한 상황이어서 축제 보조금 전액을 환수하지 않은 사례가 있다”며 “그러나 이번 사고로 인한 축제 취소가 당시 신종플루 사안과는 완전히 동일한 상황은 아니어서 충분한 검토 및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