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고에 따라 전 국민이 슬픔에 잠기는 등 사회적 애도 분위기가 형성된 상황에서 자칫 부적절한 처신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을 수 있어서다. 21일 도와 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는 진도 여객선 침몰사고가 발생한 다음 날인 지난 17일 김영범 총무과장 주재로 공직기강 확립을 위한 사무관 회의를 가졌다. 김 과장은 이날 회의에서 세월호 침몰사고에 따라 전 직원이 품위손상 등 사회적 물의가 우려되는 행위를 하지 말 것과 맡은바 직무에 더욱 충실할 것을 당부했다. 특히 골프는 물론 술자리와 해외여행, 휴가, 체육행사 등도 자제할 것을 안내했다.
김영범 도 총무과장은 “세월호 침몰사고로 사회적으로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잘못된 행동으로 개인은 물론 조직에 누를 끼칠 수 있어 직원 공직기강 확립을 위한 회의를 갖게 됐다”며 “식사 자리에서 술 한잔 들어가면 자제하기 어려워 처음부터 자리를 만들지 않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도는 앞서 도내 시·군에서 열릴 예정이던 축제와 행사를 취소하거나 축소 개최하고 있다. 도는 18일 열릴 예정이던 제34회 장애인의 날, 희망충남 어울림축제를 축소 개최한데 이어 오는 25일 아산에서 개막하는 성웅이순신축제를 전격 취소키로 했다. 충남교육청의 분위기도 별반 다르지 않다.
도교육청은 당초 이달 말부터 다음 달 초까지 부서별로 체육행사 및 단합대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모두 취소했다. 체육행사를 하는 이유는 즐거운 분위기에서 소리를 치며 서로 단합하고 업무로 쌓인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마련하는 것이지만, 여객선 침몰사고에 따라 사회적 통념상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도교육청은 본청과 산하기관은 물론 일선 학교에 술자리, 체육행사 등을 자제하도록 지침을 내렸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이달은 체육행사의 달이었는데 사회적 분위기상 열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비공식적으로 각 기관과 학교에도 전파됐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충남지방경찰청 역시 회식자리와 체육행사 등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자 식당 등 지역상인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공무원들이 점심이나 저녁식사를 피하면서 손님이 눈에 띄게 줄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점심때 덕산의 한 중국음식점은 손님으로 꽉 차던 평소와는 달리 빈자리가 수두룩했다.
지역식당 한 직원은 “여객선 침몰사고로 공무원들이 술자리를 하지않아 손님이 뚝 끊겼다”며 “저녁식사시간은 물론 점심시간에도 아예 외부로 나오지 않는다”고 털어났다.
내포=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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