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제센터 탈출권고 무시… 31분간 승객 발묶어놔

  • 사회/교육
  • 사건/사고

관제센터 탈출권고 무시… 31분간 승객 발묶어놔

관제센터-세월호 교신 녹취록

  • 승인 2014-04-20 17:21
  • 신문게재 2014-04-21 5면
진도 침몰 여객선 구조 작업 목포해경세월호가 지난 16일 오전 침몰 당시 진도연안VTS(해상관제센터)의 탈출 권고를 무시한 채 교신 성공 뒤에도 31분 동안이나 승객들을 탈출시키기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는 20일 오후 3시 진도군청에서 브리핑을 통해 사고 당시 세월호와 진도 VTS가의 교신 녹취록을 공개했다.

16일 오전 9시 6분 진도VTS가 세월호를 부르는 것으로 교신은 시작된다. 1분 뒤 세월호가 응답하고 세월호는 VTS의 “침몰중이냐?”는 질문에 “그렇다. 해경 빨리 좀 부탁한다”고 응답한다.

진도VTS는 이에 주변에 있는 국내외 선박들에게 세월호의 침몰 사실을 즉각 알리고 구조 활동에 나서줄 것을 요청한다.

9시 10분 진도 VTS와 다시 교신한 세월호는 “저희가 기울어서 금방 뭐 넘어갈 것 같다. 너무 기울어져 있어 거의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9시 12분 진도 VTS가 “승선원들이 라이프래프트나 구조보트를 타고 있냐”고 묻자, 세월호는 “아니 아직 못하고 있다. 지금 배가 기울어서 움직일 수가 없다”고 말한다. 이어 13분에는 “승선원이 450명에서 약 500명 정도이며, 빨리 와 달라”고 구조를 요청한다.

9시 14분 인근 선박들의 접근을 확인한 진도 VTS는 세월호에 “승객들 탈출이 가능하냐?”고 묻는다. 세월호는 “지금 배가 많이 기울어서 탈출이 불가능하다”고 답한다.

이어 9시 17분 VTS가 “침수 상태가 어떻냐?”고 세월호에 묻는다. 세월호는 “지금 50도 이상 좌현으로 기울어져 사람이 좌우로 움직일 수 없는 상태이며, 선원도 라이프 자켓을 입고 대기하라고 했는데, 사실 입었는지 확인도 불가능하고, 선원들도 브리지에 모여서 거동이 움직일 수 없는 상태”라고 말한다.

9시 23분 세월호에 접근한 A호는 “세월호가 침몰 직전이며 뱃머리에 부유물이 많아 접근이 불가하다”고 말한다. 진도VTS는 이에 “승객들에게 방송으로 구명조끼를 착용하도록 하라”고 지시하지만, 세월호는 “방송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말한다.

24분에도 VTS가 “승객들에게 구명동의와 두껍게 옷을 입을 수 있도록 조치하라”고 요구하지만, 세월호는 “탈출시키면 구조가 바로 되겠냐?”고 되묻는다. VTS는 이에 “라이프링이라도 착용시키고 띄워라. 빨리!”라고 다그친다.

25분 VTS는 “선장이 직접 판단해서 빨리 인명 탈출시킬지 결정하라”고 다그치지만, 세월호는 “그게 아니고 지금 탈출하면 바로 구조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고 대답한다.

27분 VTS는 “1분 뒤 헬기가 도착할 예정”이라고 말하자, 세월호는 “승객이 너무 많아서 헬기 가지고는 안될 것 같다”고 응답한다.

이후 9시 38분쯤 진도연안 VTS가 세월호에 침수상태를 묻자 세월호는 “확인불가하고 해경이나 옆에 상선들이 50m 근접해 있고, 좌현으로 탈출할 사람만 탈출 시도 하고 있으며 좌현으로 이동도 쉽지 않다. 배가 60도 정도만 왼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상태로 항공기까지 떴다 해경!”이라고 응답했다.

이것이 진도 VTS와 세월호의 마지막 교신이다.

노컷뉴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4.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5.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1.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2.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3.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4.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5.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