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 침몰 닷새째인 20일 오전 안산 단원고등학교를 찾은 한 외국인이 정문에 세워진 '언니 오빠 빨리 와'라는 무사귀환 기원 팻말이 바람에 날려 떨어지자 바로 세우고 있다.
연합뉴스 |
단원고 희생자들의 발인식이 이어지고 있는 20일 안산 제일장례식장에서는 이른 새벽부터 눈물바다로 변했다.
19일 여교사 최 모 씨의 영결식이 엄수된 데 이어 20일은 학생 4명과 교사 2명의 발인식이 치러졌다. 새벽 5시 안 모 군을 시작으로 장 모 군, 또 교사 남 모 씨와 김 모씨의 발인이 엄수됐다. 이날 안 모 군과 장 모 군의 발인식은 이번 침몰 사고에서 희생된 것이 확인된 안산 단원고 학생 중 첫 발인이다.
이른 새벽임에도 이날 장례식장에서는 유가족과 친지, 장 군의 친구 등이 100여명 넘게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관을 뒤따르던 고등학교 선·후배와 친구 수십 명은 모두 침통한 표정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관이 운구차량에 실리자 참석자들은 참았던 눈물을 다시 터트렸다. 사랑하는 친구와 존경하는 선생님이 장례식장 밖으로 옮겨질 때마다 가족과 학생들은 목놓아 이름을 부르며 오열했다.
친구, 선후배들은 “지켜주지 못했다며 미안하다”며 눈물로 고인의 마지막을 함께 했다.
남 모 교사와 김 모 교사의 발인식도 이어졌다.
제자들을 구하다 결국 숨을 거둔 남 모 교사의 발인식에는 천주교 노래소리 속에 동료 교사와 학생들은 숨죽여 흐느꼈다. “이세상을 떠난 아우를 주님께 맞기오니 돌보아 주신구룰 언제나 평화와 기쁨이 넘치는 주님의 낙원으로 내려가주소서”라는 기도문이 낮게 울려퍼졌다.
남 교사 시신이 운구차량에 오를 때는 동료 교사와 학생들의 울음 소리가 터져나왔다. 이어 오전 8시에 치러진 김 모교사의 발인에는 울음 소리 더 커졌다.
생일날 변을 당한 김 교사의 안타까운 참변에 가족들은 “아” 이름 부르며 통곡했다. 수학 여행 전날에도 아이들의 고민을 들어주던 김 교사. 영정 사진 속 앳된 얼굴의 김 교사는 말없이 미소만 지었다.
한편 단원고 학생과 교사 21명이 안치된 안산 시내 병원과 장례식장 7곳에는 이른 새벽부터 많은 추모객들이 고인들의 명복을 빌었다.
이번 사고로 목숨을 잃은 단원고 학생과 교사를 위한 합동분향소는 설치되지 않은 상황이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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