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따금 전해지던 유해발견 소식이 19일 새벽부터 사망자 수가 늘어나면서 이를 지켜보는 지역 주민들은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시내 주요 식당의 회식 예약이 잇달아 취소됐고, 유원지를 찾는 발길도 눈에 띄게 줄었다.
대전 중구 오류동에서 고기집을 운영하는 최모(56ㆍ여)씨는 “금요일 밤에 직원 회식 3건이 취소됐고, 토요일 저녁에도 계모임을 취소하겠다는 전화를 2통 받았다”며 “꽃도 피워보지도 못한 청소년들이 사고를 당했다 확인는 점에서 오시는 손님들이 같은 부모의 입장에서 술을 마시고 취한다는 데 부담을 느끼는 듯하다”고 말했다.
지역의 대표적인 휴양시설인 대전오월드도 봄을 맞아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찾았으나, 일부 거리공연은 취소되고 조용한 음악 속에 차분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모처럼 자녀들과 나들이에 나선 윤모(38)씨는 “아이들 때문에 꽃구경을 왔지만, 마음이 내내 편하지 않다”며 “여기서 부모의 손을 잡고 웃는 아이들을 보면 세월호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자녀들을 애타게 기다리는 가족들이 생각나 안타깝다”고 말했다.
대전의 한 고교에 다니는 조모(17)군은 “늦은 밤잠에서 잠시 깰 때마다 휴대폰으로 구조소식을하고 친구들과 카톡 대화도 온통 세월호 이야기뿐”이라며 “움직이지 말라는 방송에 따랐던 동갑 친구들이 아직도 생사가 확인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진다”고 말했다. 기다리다 못해 전남 진도 앞바다 세월호 사고 현장을 찾아 몸으로 봉사활동을 벌이는 사람들도 있었다.
대전사랑시민협의회는 지난 17일부터 이틀간 진도 팽목항 현지에서 식사를 제공하는 밥차를 운영했고, 주말인 19일부터 20일까지 다시 현장에서 봉사자 30명과 함께 식사 봉사활동을 벌였다. 한 끼에 300~500인분의 식사를 만들어 실종자를 기다리는 가족들과 구조자 그리고 다른 봉사자들에게 따뜻한 밥을 제공했다.
대전사랑시민협의회 김호근 사무처장은 “실종자들의 가족들이 제대로 식사할 수 있도록 음식을 제공하고 있으며, 중구 자원봉사회에서 밥차 봉사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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