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발생 사흘째인 지난 18일 실종자 가족들은 급기야 '정부의 행태가 너무 분해 국민에게 호소하려 한다'며 호소문을 발표했다. 날벼락 같은 사고가 발생한 지난 16일 오전 8시 58분 이후 정부가 실종자 구조에 제대로 컨트롤타워 역할도 수행하지 못한 채 하루 이틀 시간만 흘러 보내자 실종자 가족들이 '정부를 믿을 수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정부는 여객선 탑승자 숫자부터 오락가락함은 물론 실종자 숫자도 수시로 바꾸는 잘못을 저질러 이를 지켜보는 실종자 가족은 물론 국민들로부터 원성을 샀다. 심지어 실종된 단원고 여학생이 구조자 명단에 오르기도 했다. 이처럼 오락가락하는 것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하나의 컨트롤타워를 중심으로 발 빠른 구조작업이 펼쳐져야 하건만 16일 사고가 발생한 이후 18일까지 사흘 동안 중앙안전대책본부를 비롯해 해양수산부의 중앙사고수습본부, 해양경찰청의 지방사고수습본부 및 서해해경의 중앙구조본부 등 여러 곳에서 중구난방식 구조활동과 사고 수습이 전개됐던 것이다.
급기야 여객선이 침몰한 지 사흘이 지난 19일 정홍원 국무총리가 국민들에게 혼선을 준 것에 대한 사과와 함께 범부처 사고대책본부를 꾸리는 등 수습에 나섰지만 실종자 가족 및 국민들의 실망은 이만저만 아니다. 서해훼리호 침몰사고 및 천안함 사건을 경험했음에도 여전히 재난 시 무정부처럼 우왕좌왕하는 모습은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세월호 침몰사고는 20일로 어느새 5일째가 지나가고 있다. 자녀들의 생사여부에 실종자 가족들의 가슴은 타들어가고 있다. 그러나 자녀들이 살아있을 것이라는 실낱같은 희망의 끈을 그들은 여전히 부여잡고 있다. 이를 지켜보는 국민 역시 매한가지다. 다시 꾸려진 범부처 사고대책본부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해서라도 실종자 가족의 소원에 희망을 불어넣어줘야 한다. 그것이 대한민국 정부의 존재 이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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