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2015학년 학생부전형에 활용되는 자기소개서와 교사추천서에 토익, 토플 등 공인 어학성적을 기재하면 0점 처리하기로 했다. 영어 프랑스어 중국어 일본어 등 주요 외국어와 한자능력검정, 실용한자, 한자급수인증시험 등도 쓰면 안 된다.
한국수학올림피아드, 전국 초·중·고 외국어 경시대회 등 수학 과학 외국어 교과의 교외 수상실적도 기재 금지 대상이다. '학교가 아닌 기관'이 주최하는 교과명이 명시된 대회 수상실적과 학교장 허락을 받고 참가한 교외 대회도 수상실적을 기재해서는 안 된다.
교육부의 이같은 방침은 사교육을 방지하고 학생들이 학교생활에 충실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초·중·고 학생까지 스펙 쌓기가 보편화 된 상황에서 특정인이 자기계발 활동이 과도하게 배제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대입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 그동안 외국어 공부나 각종 경시대회 출전해 온 학생들이 노력도 간과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앞으로는 시·도 교육청은 물론 외부 기관에서 주최하는 각종 경진대회에도 학생들이 참가를 꺼릴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자기소개서 외부 스펙 기재를 정부가 일률적으로 나서 규제할 것이 아니라 대학별 판단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감지되고 있다.
A군(19)은 “주변에서 자기계발을 위해 토익 등 외국어 공부를 하는 친구는 쉽게 찾아볼 수 있고 대입을 겨냥해 각종 경진대회에 자주 나가는 학생도 많은데 외부 스펙을 자기소개서에 쓰지 못한다면 이같은 활동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불평했다.
일선 고교도 민감하다. 지난해부터 예고되기는 했지만, 올해부터 달라진 정책대로 자기소개서를 쓰도록 학생들을 지도해야 해 부담을 갖고 있다. 대전 모 고교 교장은 “수상실적은 소속 학교장이 주최한 대회만 자기소개서에 기재가 가능하다고 보면 된다”며 “동아리 또는 창의적 체험활동, 봉사활동, 재능기부 내용 위주로 쓸 수 있도록 지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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