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명공학연구원(원장 오태광ㆍKRIBB)은 생명공학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 '생명과학기술 분야의 연구개발 및 이를 지원하는 연구사업과 국내·외 연구기관 학계, 산업계와 협동연구수행 및 그 성과 보급'을 위해 설립돼 '인류를 위한 바이오 혁신을 선도하는 글로벌 연구원'으로 비상중이다. 특히 지난 2012년 11월 취임한 오태광 원장은 바이오기업 생태계 조성 3대 전략을 수립, 3대 중점 분야별 3대 거점(대전 본원?바이오융합·오창분원-바이오의약·전북분원-바이오리파이너리)중심으로 중소기업 협력네트워크 구축을 착수했다.
오태광 원장은 박근혜정부의 핵심 국정기조인 '창조경제'에 발맞춰 지난해 9월 창조경제 추진 총괄조직으로 '창조경제실용화본부'를 신설해 기술사업화, 중소기업지원, 바이오상용화 인프라를 통합했다. 또 '창조기술실용화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해 '혁신창출', '성과확산', '신산업 창출'을 중점목표로 삼고 관련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는 미래 바이오융합, 맞춤 바이오신약, 바이오GT, 국가 바이오아젠다, 바이오인프라 등 5개 중점 분야를 선정, 성장동력 창출(세계적 원천기술 5건), 국가 어젠다 해결(글로벌 수준 바이오아젠다 거점 3개), 선진 인프라 확충ㆍ지원(세계 Top5 바이오인프라 구축) 등을 목표로 내걸고 '인류를 위한 바이오혁신을 선도하는 글로벌 연구원'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특히 생명연 창립 30주년을 맞는 내년 'KRIBB 비전(Vision) 1530'을 수립,국내 유일의 바이오전문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의 역할을 공고히 다질 방침이다.
'KRIBB 비전(Vision) 1530'가운데 1은 생명(연)이 '세계 최고의 기관(1st Class Global Institution)'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적어도 5개의 전문연구소 체제로 연구조직을 발전시키고 글로벌 플랫폼, 국가 인프라와 아젠다, 차세대 바이오 융복합 등 3대 분야를 중점 추진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또 각종 내부문제 발생률이 0%가 되도록 100% 투명경영, 100% 가치경영, 100% 리스크프리 경영을 추진하겠다는 오원장의 확고한 의지이기도 하다.
▲국가사회적 현안 해결을 위한 나선다=생명연 바이러스감염대응연구단에서는 기초기술연구회 NAP사업을 수행하고 있는데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단이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분야는 첫째로 범용백신 개발로, 다양한 아형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교차방어 할 수 있는 백신을 개발하는 것이다. 현재 동물실험 단계에서 자체 개발한 범용백신의 효능이 확인돼 전임상 단계에 진입하였다. 또한 2009년부터 해마다 철새 도래지를 찾아 철새 분변을 채취하고 바이러스를 검출하는 감시활동을 진행 중이다.
자체 개발한 범용백신을 낙타에게 면역시켜 얻은 낙타유래 단일도메인 항체(일명 나노항체)를 이용하여 항인플루엔자 범용 항체치료제를 개발하는 연구도 수행 중에 있다.
또 지난해 3월 송대섭 박사팀과 정대균박사팀은 돼지서코바이러스의 재조합 백신 항원 생산기술을 개발하여 국내 동물용 백신제조업체에 기술이전 하였다.
돼지 서코바이러스(Porcine circovirus type 2, PCV2)는 국내 양돈산업에서 큰 경제적 피해를 유발하는 전신성 소모성 질병 증후군 (PMWS)의 주요 원인체 바이러스로 PCV2와 같이 면역억제를 일으키는 질병에 대한 백신개발이 시급한 실정이었다. 2010년까지 국내시장에서 판매된 PCV2관련 백신을 보면 주요 다국적 외국계 동물약품회사 제품이 국내 PCV2 백신 시장의 약 90%를 점유한 상황이며 동시에 이들의 시장 판매액이 300억원 정도를 상회하는 수준에 불과했다.
그 동안 국내 백신시장이 미미한 실정이었으나 외국계 제품에 효능이 대등한 생명(연) 연구팀의 백신개발로 수입대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줄기세포연구센터에서는 줄기세포 전분화능 제어 신기술을 개발하고, 전분화능 줄기세포주 자원 인프라를 확보함으로써 궁극적으로 난치질환의 예방, 진단, 치료에 기여할 수 있는 미래재생의학산업의 기반을 제공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김장환 박사팀은 직접교차분화기술을 이용하여 사람의 체세포를 신경줄기세포로 직접 변환시켜 인간 유도신경줄기세포(induced neural stem cells)를 만들었다.
이 연구에서는 기존 연구와는 달리 생쥐의 체세포가 아닌 사람의 체세포를 신경줄기세포로 변환하였다는 점, 단 1개의 유전자와 여러 가지 화합물의 조합을 통해 직접교차분화를 유도함으로써 유전적 안전성이 매우 높아졌다는 점, 노인의 체세포를 신경줄기세포로 전환시킴으로써 직접교차분화의 효율을 높여 실용화의 가능성을 끌어 올렸다는 점에서 기존 연구와 차별성을 갖는다.
질환별 직접교차분화세포를 추가적으로 확보하게 된다면 환자 맞춤형 세포치료제나 신약 개발 연구에 크게 이바지할 것이며, 재생의학분야의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새로운 재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인간의 영원한 꿈인 무병장수 실현을 위한 성과=최인표ㆍ 정해용 박사팀은 지난해 7월 조혈줄기세포의 노화 및 스트레스에 대한 억제 유전자를 발굴하고 기능을 규명함으로써 줄기세포의 노화 및 스트레스 조절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TXNIP 유전자가 결핍된 생쥐에서 노화가 일어날 경우 정상 생쥐에 비해 조혈줄기세포 및 조혈세포가 60%이상 감소하는 현상을 관찰, TXNIP가 결핍된 조혈줄기세포 활성산소가 정상 조혈줄기세포 보다 약 40% 높았으며, 증가된 활성산소는 조혈줄기세포의 세포주기를 억제하여 결국 사멸에 이르게 하는 것을 확인했다. 실제로 TXNIP가 결핍 생쥐에게 항산화물질을 투여하였을 때 활성산소를 낮춰 조혈줄기세포 생존율을 높일 수 있었다.
류충민ㆍ김광선박사 연구팀은 특정 세균의 냄새(휘발성물질)가 다른 세균에게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냄새가 세균의 항생제에 대한 저항성을 변화시키고 운동성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과 관련 메커니즘을 규명하였다.
연구팀은 공간적으로 분리된 조건에서 고초균의 냄새가 대장균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유전체기술을 이용하여 분석한 결과, 냄새를 풍긴지 6시간만에 대장균의 160개 유전자의 발현이 급격하게 변했고, 그 중 운동성 관련 유전자 및 스트레스 저항성 관련 유전자가 냄새에 특이하게 반응하는 것을 관찰했다.
이 연구결과는 향후 휘발성물질을 이용하여 세균의 생리를 조절하고, 세균내 항생제 내성 조절 메커니즘 연구를 통하여 수퍼박테리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원미선 박사팀은 암세포의 성장 및 전이 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히프원(HIF-1) 단백질의 분해에 인체 세포내 미토콘드리아 효소 '말산 탈수소효소2(MDH2)'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규명하였다.
HIF-1(Hypoxia Inducible Factor-1)은 암세포의 신생혈관형성, 전이 및 성장, 사멸저항성 등에 관여하여 암의 악성화시키는 단백질로, 복잡하고 다양한 경로를 통해 조절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의 성과는 신약개발에 있어 어렵고 중요한 과정인 약물의 분자표적을 규명하였다는 점과 화학생물학적 접근인 케미컬 프로브(Chemical Probe)를 활용한 융합연구의 결과라는 점에 의의가 있으며, 이 같은 연구결과는 인체 세포에 존재하는 MDH2가 HIF-1α 분해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처음으로 제시한 것이다.
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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