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충분할 만큼 해답 찾기를 위한 공론화 과정이 이뤄졌다고 본다. 그동안 대구 등지 프레스투어를 비롯해 현장 설명회, 전문가군의 활발한 논의와 다양한 여론 수렴을 거쳤다. 논란이 끊이지 않았고 선호도가 엇갈리는 부분도 있지만 신중에 신중을 기했다고 할 수 있다. 합리적인 도시철도 건설의 공통분모는 이미 도출됐다고 판단된다.
도시철도 건설은 현실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는 측면이 많다. 경제성이나 정부 예산 지원을 반드시 고려하다 보면 이상만 갖고는 거의 불능에 가깝다. 지하화 아닌 노면전철(트램)과 지상고가(자기부상열차)에서 택일하려는 움직임도 그러한 불가피성으로 이해된다. 대구시가 지하화와 지상고가 가운데 결정하면서 지상노면을 포기한 이유가 비좁은 도심 도로 사정인 것과 같은 이치다. 광주에서는 지금 '지하철' 2호선의 공원 '지하' 통과가 논란이 되기도 한다.
낮은 건설비뿐 아니라 개통 이후의 낮은 운영비까지 산입하다 보면 모든 걸 충족하는 완벽한 방식은 존재하지 않는다. 가령 노면 방식의 오송과 고가 방식의 인천 노선도 분명히 장단점은 있다. 적절한 방식 결정에서는 물론 예산 말고도 환경, 소음, 경관까지 함께 저울질할 대상이다.
기종으로는 현재 거론되는 자기부상열차가 여기에 근접해 있지만 더 면밀한 검토는 필요하다. 합당한 의사결정 과정을 거쳤다면 건설 방식 결정을 지금 하느냐 지방선거 뒤로 미루느냐가 사안의 본질은 아니다. 의견 수렴을 끝까지 거치자는 자세는 좋지만 계속 평행선을 달릴 경우, 무익하고 무의미하다.
중요하다는 이유 하나로 언제까지 제자리걸음할 수는 없다. 현실을 무시한 명분과 논리는 본의 아닌 발목잡기가 될 수 있는데, 대전도시철도 문제에서도 그럴 수 있다. 종합대중교통망을 짜는 핵심 교통정책이 이 눈치 저 여론에 가로막혀 표류하지 않길 바란다. 노면이냐 고가냐의 선택에 직면한 현 상황에서 요구되는 덕목은 결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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