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숙사 같은 방을 사용했던 자칭 '기숙사 군기반장' 선배로부터 폭력과 욕설 등 괴롭힘을 당했기 때문이다. 무조건 90도로 인사하도록 하는 등 선배들의 '텃세'를 견딜 수 없어 결국 학교폭력 조사를 요청하기도 했다.
최근 경남 진주외고에서 잇따라 학교폭력 사망 사건이 발생하면서 근본적인 기숙사 학교폭력 근절대책 수립과 실행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5일 대전·충남교육청에 따르면 대전지역 기숙사를 갖추고 있는 중·고교는 모두 11개, 충남의 경우 103개 등 114개교로 집계됐다.
그러나, 학생의 전반적인 기숙사 생활을 담당하고, 기숙사에 머무는 '교사(사감)'를 두고 있는 학교는 일부에 불과해 기숙사가 학교폭력의 '사각지대'가 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대부분의 기숙사 학교들은 교사들이 자율학습과 점호 등을 관리 감독하고, 2~3교대로 조를 짜서 기숙사 학생들을 맡고 있어 전체 기숙사 방에서 일어나는 일 모두를 지도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게 해당 학교 측의 설명이다.
사정이 이러하자, 교육당국이 기숙사 폭력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해 모든 기숙사를 대상으로 긴급점검에 나섰다. 대전교육청은 기숙사 운영학교 실태점검 공문을 일선학교에 발송해 기숙사 내 폭력을 비롯해 학생지도 문제점, 기숙사 운영 원칙 준수 여부 등을 철저히 조사키로 했다.
충남교육청도 기숙사 운영학교 학교폭력 발생 현황을 조사중에 있다.
대전교육청 관계자는 “학교폭력을 막기위해 체계적인 인성교육을 실시 하고 있다”며 “진주외고에서 발생한 학교폭력 사태와 관련해 16일부터는 교육청 담당자들이 기숙사 운영학교 실태 점검에 직접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송병국 순천향대(청소년교육상담학과) 교수는 “한 두사람의 문제이기보다는 최근 학교교육이 지식 중심으로 이루어지면서, 인권, 타인과의 관계 대인관계 남에 대한 배려, 상대입장 배려 교육이 없어졌기 때문”이라며 “기숙학교 공동체의 경우 학생들이 에너지를 발산할 수 없는 통로가 없이 닫혀 있는 곳에서 스트레스를 받아 상승작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