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수라장 경찰서, 수사 비밀 샐라

  • 사회/교육
  • 미담

아수라장 경찰서, 수사 비밀 샐라

대전 변호인 접견·조사실 미비, 피의·피해자 섞여 시장통 방불 진술내용 노출 우려에 일선경찰 업무 어려움도

  • 승인 2014-04-15 17:27
  • 신문게재 2014-04-16 5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대전경찰청 산하 일선 경찰서에 변호인 접견실과 조사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경찰은 물론, 피의자와 피해자 모두 혼란을 겪고 있다.

15일 대전경찰청에 따르면, 대전청과 5개 경찰서에 피의자가 변호인을 만날 수 있는 접견실은 모두 2곳에 불과하다. 유치장이 있는 동부서와 둔산서에 각각 독립된 접견실이 있어 피의자들은 이곳에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같은 수사와 조사가 이뤄지는 중부와 서부, 대덕서에는 피의자가 변호인을 만날 수 있는 독립된 공간이 없다. 수사과 내 진술녹화실을 임시 변호인 접견실로 사용하는 실정이다.

진술녹화실은 경찰조사 시 영상과 음성을 녹화·녹음하는 밀폐된 공간으로 피의자와 변호인의 대화 내용에 대해 완전한 비밀이 보장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박현래 변호사는 “그나마 있는 변호사접견실도 창문 없는 밀폐된 공간인 곳도 있어 편안한 대화를 할 수 없었던 경험이 있다”며 “피조사인에 대한 배려차원에서도 적합한 접견공간이 마땅히 있어야한다”고 말했다.

더욱이 둔산서를 제외한 4개 경찰서는 수사과 한 사무실에 경찰 40~50명이 함께 근무하고, 여러 건의 수사가 동시에 이뤄지는 '시장통 사무실'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990년 지어진 동부경찰서를 비롯해 1992년 대덕경찰서, 1996년 중부경찰서 그리고 2003년 서부경찰서까지 칸막이 없는 한 사무실에 형사와 강력팀 6~7개 조가 모여 있다. 한 사무실에서 형사팀이 피해자 진술을 받을 때 등을 마주한 강력팀에서 다른 사건의 피의자가 수갑을 차고 조사를 받는 풍경이 반복된다.

경찰서를 방문한 시민은 자신의 진술내용이 누군가의 귀를 통해 노출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경찰들도 시장통 같은 사무실 소음과 복잡함에 업무에 집중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수사과의 팀마다 조사실을 별도로 마련하거나, 경찰 업무공간과 조사공간을 분리하는 다른 지역과는 대조적이다.

대전경찰청 관계자는 “독립된 변호인접견실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꾸준히 있어 올해 상반기 중에 대전청과 3개 경찰서에 접견실을 조성할 계획”이라며 “수사공간의 분리는 예산 등의 이유로 청사를 옮길 때 검토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3.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4.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5.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1.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2.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3.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4.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5.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