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굴착기 기사 환상호흡, 불길속 母子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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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굴착기 기사 환상호흡, 불길속 母子 구했다

김용서 경사·50대 시민, 흙 푸는 삽 뒤집어 구조 성공

  • 승인 2014-04-14 18:07
  • 신문게재 2014-04-15 5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대전 다세대주택에서 발생한 화재현장에서 생후 2개월된 아이를 구조한 현직 경찰관과 굴착기 기사의 선행이 뒤늦게 알려져 주목받고 있다.

대전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낮 12시께 대전 중구 산성로의 다세대주택 2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집 내부에서 발생한 불은 현관 주변으로 번져갔고, 김모(27·여)씨와 생후 2개월 된 아이가 방 안에 갇힌 상태였다. 불은 계속 번졌고 탈출할 수 없던 김씨 모자는 2층 창문으로 구조를 요청했다.

때마침 둔산경찰서 유성지구대에 근무하는 김용서 경사가 휴무 날을 맞아 아내와 함께 근처를 지나다가 화재현장을 목격하고 구조에 뛰어들었다. 김 경사는 사다리를 이용해 2층 창문에 접근했지만, 사다리가 낮아 아이를 안은 김씨를 창문으로 구조할 수 없었다.

이때 어디선가 공사용 굴착기가 나타났다. 익명의 50대 남성이 굴착기를 빌라에 붙이고 흙 등을 푸는 바스킷을 활용해 위기의 모자를 구조하는 재치를 떠올렸다. 굴착기 기사는 사람이 탈 수 있도록 바스킷을 뒤집어 장착했고, 김 경사는 바스킷에 올라탔다.

이어 기사는 굴착기 바스킷을 움직여 빌라의 창문에 붙였고, 김 경사는 아이 엄마로부터 2개월 된 영아를 건네받고 1층에 조심히 내려왔다. 같은 방법으로 굴착기 기사는 바스킷을 올려 창가에서 기다리고 있던 아이 엄마 김씨를 구조해 1층으로 안전하게 대피시켰다. 김씨 모자가 대피한 직후 방 안은 검은 연기로 가득 차 자칫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다. 김씨 모자는 구조 후 119구급대와 함께 대학병원으로 옮겨졌으나, 큰 이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선행은 이달 초에 알려져 대전소방본부는 지난 4일 굴착기 기사에게 표창을 수여했다. 50대 굴착기 기사는 자신을 드러내기를 원치 않아 여전히 '얼굴 없는 천사'로 남아있다.

김용서 경사는 “이런 상황을 목격했다면 경찰관이라면 누구든지 앞장서 구조에 나섰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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