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 ]나비의 심술

[갑상선암 ]나비의 심술

여성암 발병률 1위… 국내 10만명당 81명 '세계 평균 10배' 3㎝미만 양성종양 땐 내시경 수술… 통증적고 자국 안남아

  • 승인 2014-04-14 14:23
  • 신문게재 2014-04-15 10면
  • 김민영 기자김민영 기자
[건강하게 삽시다] 갑상선암

▲ 전기원 교수
▲ 전기원 교수
2001년 국내 여성암 발병률 7위, 2002년에는 4위로 오르더니 현재는 여성암 발병률 1위를 차지한 암이 갑상선암이다. 다행히 다른 암보다 예후가 좋은 편이라 착한암 혹은 거북이암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병이 많이 진행되면 목소리를 잃을 수도 있고 생명을 위협하기도 한다. 검진 발달에 따른 환자 증가라는 원인 분석도 있지만, 환자 증가도 뚜렸하다. 특별한 증상 없이 조용히 자리 잡는 갑상선암에 대해 건양대병원 외과 전기원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여성 발병률 1위, 갑상선암=갑상선은 목의 전면 갑상선 연골 바로 아래 위치하고 있는 나비모양을 한 장기로 갑상선 호르몬을 분비하는 장기다. 갑상선 호르몬은 인체의 대사과정을 촉진하여 모든 기관의 기능을 적절히 유지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인체에 꼭 필요한 장기다. 갑상선암은 다른 암에 비해 예후가 좋은 암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 무서운 추세로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고, 특히 여성의 발병률이 급증하고 있어 관심과 우려를 함께 불러일으키고 있다.

국내 갑상선 암 발생률은 인구 10만 명 당 81명(2011년 기준)으로 미국의 5.5배, 영?의 17.5배, 세계평균의 10배 이상이다. 이는 지난 30년 동안 약 30배 늘어난 수치이며 증가속도도 연간 23.7%로 국내 전체 암 발생률 1위를 달리고 있다.

갑상선암이 최근 몇 년 사이에 급격히 늘어나게 된 것은 갑상선암의 발병 요인이 증가하기도 했지만 진단율이 늘어난 것도 큰 원인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 유방암의 예방과 조기 진단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유방암 초음파 검사를 실시할 때 갑상선 검사를 같이 하기 시작하면서 갑상선암의 진단이 급격히 증가했으며, 초음파 진단 장비의 성능이 향상되면서 이전에는 확인하기 어려웠던 작은 크기의 종양들도 발견할 수 있게 되었다.

▲진단방법과 치료법은?=예전에는 특별한 증상 없이 목 부위에 만져지는 종괴 증상으로 병원에 주로 내원했다. 그러나 최근 건강검진의 발달로 인해 경부초음파로 진단되는 비촉진성 갑상선암이 많이 늘고 있다. 다행히 정확한 진단 및 적절한 치료가 동반된다면 몇 가지 악성종양만 제외하고는 완치할 수 있는 질환이다.

갑상선암은 대부분 수술 전에 초음파 촬영, 세침흡입 세포검사, 총 조직검사, 컴퓨터 촬영 등을 통해 갑상선 암으로 진단되어 수술이 결정되는데, 일부의 경우에 수술 전에는 암으로 판정할 수 없어서, 수술 후에 제거된 갑상선 조직검사를 통해 암으로 판명하기도 한다.

갑상선 암의 치료는 수술로 제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목 부위는 숨쉬는 기관지, 음식을 먹는 식도,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동맥, 정맥, 신경 등 중요한 조직들이 분포되어 있어 이러한 기관까지 손상을 시켰다면 심각한 합병증이 유발될 수 있다. 갑상선 암은 다행히도 대부분이 분화가 좋으며, 적절한 수술 및 수술 후의 방사성 옥소 및 호르몬 치료로 완치할 수도 있기에 수술의 선택이 매우 중요하다.

▲경과 나쁜 미분화암도 예의주시=갑상선 암은 크게 나누어 경과가 아주 좋은 분화암과 경과가 아주 나쁜 미분화암으로 나뉘어진다. 이중 분화암이 90%인데 분화암은 여포성암과 유두상암으로 나뉘어지며 미분화암에 비해 외과적인 절제술로 경과가 월등히 좋다.

최근에는 갑상선 수술 시 목 부위 피부를 절개하지 않고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겨드랑이나 턱 아래 작은 상처를 내어 내시경을 이용하여 수술하는 방법을 시행한다. 이러한 내시경 수술은 악성종양이 아닌 양성종양이 3cm 미만인 경우 미용상의 문제가 특히 중요한 경우에 시행한다. 내시경 시술로 갑상선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수술부위가 보이지 않고, 기존 수술보다 통증이 적어 수술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갑상선 암의 조직학적 종류, 크기, 위치, 주변 조직으로 침윤 여부 등에 따라 수술의 범위나 종류가 결정된다.

갑상선암으로 갑상선 절제술을 받은 환자에서 발생할 수 있는 수술 후유증으로 약 1%에서 목소리를 조절해주는 반회귀 후두 신경의 손상이 발생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경우에 약 6개월 내지 1년이면 거의 회복되기도 하고 일부는 성대 성형수술로 치료 될 수 있다. 또 약 2%의 빈도로 인체 내 칼슘농도를 결정하는 부갑상선이 손상됐을 경우인데 이때는 사지가 저려오며, 마비 증상을 초래하는데 칼슘을 보충해 주면 이러한 증세는 없어진다.

건양대병원 외과 전기원 교수는 “수술과 연관된 이러한 합병증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는 갑상선 전절제술이 분화가 잘된 갑상선 악성종양의 가장 좋은 수술법”이라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
1. 조직검사상 악성으로 확진된 경우
2. 세침흡입조직검사상 악성으로 확진되거나 의심
이 되는 경우
3. 임상적으로 악성이 의심되는 경우
- 남성에서 발생했을 때
- 20세 이전 젊은 나이에 발생했을 때
-주위 조직과 유착이 된 경우
-혹이 만져지는 경우
-최근 갑자기 크기가 커진 경우
4. 양성종양이라도 기도나 식도압박증상이 동반된
경우
5. 고위험군에서 주기적인 추적관찰이 어려운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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