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을 레슬링 명가로' 16년째 든든한 버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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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을 레슬링 명가로' 16년째 든든한 버팀목

올림픽ㆍ전국체전 시즌에만 반짝 관심 '안타까운 현실' 최연소 가맹단체장 취임후 재정후원 맡아… “선수들 은퇴후 진로문제 해결이 과제”

  • 승인 2014-04-14 14:02
  • 신문게재 2014-04-15 11면
  • 최두선 기자최두선 기자
[엘리트 프리즘] 전제모 대전시레슬링협회장을 만나다

▲ 전제모 회장
▲ 전제모 회장
레슬링은 우리나라 올림픽의 효자종목이지만 비인기종목이라는 이유로 올림픽에서 퇴출될 뻔 했다.

올림픽이 시작된 이래 지금까지 전통 종목으로 명맥을 유지해 온 레슬링은 올림픽이나 전국체전 때에만 반짝 관심을 모으다 이내 사람들의 관심사에서 멀어지는 안타까운 현실이 되풀이되고 있다.

이런 어려운 여건에서도 대전 레슬링은 전국을 호령하며 대전 체육전력의 큰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3월 대전체중·고 및 보문고, 유성구청 레슬링팀은 '제32회 전국 회장기레슬링대회 겸 인천아시안게임 선발대회'에서 무더기로 메달 사냥을 하는 기염을 토했다.

남고 120㎏급에 출전한 김성수(보문고3)는 8강전부터 결승까지 단 1점도 내주지 않으며, 무실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유성구청 레슬링 선수단은 여자 일반부 홍향래가 자유형 58㎏급에서 금메달을, 53㎏급 오현영과 55㎏급 오혜미가 각각 은메달을 획득했다.

대전체중 최준영은 100㎏급, 김태혁은 그레꼬로만형 63㎏급, 한재호는 46㎏에서 뛰어난 기량을 선보이며 금메달을 따내 단체우승을 가져왔고, 대전체고 정문기는 54㎏에서 금메달을 더했다.

지난해 8월에는 대전법동초 김준우(6학년)가 2개의 레슬링 전국대회에서 잇따라 우승하는 등 레슬링 유망주도 빛을 발하고 있다.

대전이 레슬링 명가로 그 위상을 지키고 있는 것은 대전시레슬링협회의 든든한 뒷받침이 있기 때문이다.

대전시레슬링협회는 전제모<사진> 회장을 중심으로 20여 명의 임원들이 90여 명에 달하는 선수는 물론, 현장 지도자들의 가려운 곳을 놓치지 않고 긁어주며 이끌고 있다.

특히 전제모 회장은 지역 레슬링계가 심한 내홍을 앓으면서 그 전력이 약화되는 모습을 지켜보다 못해 1998년 3월부터 회장을 맡아 레슬링계의 안정을 찾고, 전력을 재정비하는데 앞장 서 왔다.

고등학교 때 남대전고에서 레슬링 선수를 했던 경기인 출신이자 기업인(주식회사 송림주류 대표이사)으로서 당시 38세의 나이에 최연소 가맹단체장을 맡았지만, 재정적 후원은 물론, 협회 운영까지 강한 추진력으로 이끌며 지난 16년 간 대전레슬링 발전에 헌신해왔다.

2007년에는 대전에 가맹경기단체장들의 협의체인 가맹단체협의회가 발족할 당시 초대 의장을 맡기도 하는 등 젊은 나이에도 그 능력과 자질을 이미 인정받았다.

전 회장은 “한 때 지역 레슬링계에 심한 내분이 있었지만, 진정성을 가지고 열심히 하다 보니 6~7년만에 안정시킬 수 있었다”며 “지금은 파벌싸움이나 내홍이 전혀없다”고 했다.

전 회장은 야구와 축구, 골프가 스포츠의 전부인양 레슬링에는 관심이 없는 현실 속에서 묵묵히 운동하는 선수들을 보면 안쓰럽기만 하다.

이들을 위해 교육청 등과 협조해 레슬링 선수들의 교원 임용에 노력했지만 아직 이루지 못해 아쉽다.

전국 또는 세계레슬링대회도 열고 싶지만, 늘 다른 종목에 밀려 뒷전인 것도 안타깝다.

전 회장은 “레슬링을 하는 선수 대부분은 사정이 어렵다. 이들이 열심히 운동을 해 향후 진로까지 어느 정도 담보된다면 좋겠는데 이게 정말 쉽지 않다”며 “레슬링대회도 늘 다른 종목의 대회에 밀려 개최하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이 문제들을 해결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cds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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