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측은 최근 언론을 통해 '현재 사용 중인 화상경마장(2~6층)은 그대로 유지한 채 확장하려던 7~12층을 지역 주민 커뮤니티공간으로 사용할 방침'임을 밝혔다. 이를 위해 한국마사회는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적합한 활용방안을 찾겠다는 것이다.
한국마사회의 확장계획 철회는 주민들의 힘겨운 저지운동의 결과물이다. 월평동 주민자치위원회를 비롯해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등 57개 단체와 개인으로 구성된 주민대책위는 1인 시위까지 펼쳐왔다. 뿐만 아니라 10만명 서명운동도 전개함은 물론 서울 용산 등 전국에 있는 마권 장외발매소와 협력 방안도 강구했다.
주민대책위의 힘겨운 투쟁에 힘을 보탠 것은 새정치민주연합의 박범계 의원(서구 을)이 전부였다. 박 의원은 한국마사회의 화상경마장 확장계획의 부당성을 강조하며 주민대책위에 힘을 실어줬다. 반면 대전시와 서구청 등 해당 자치단체들은 이번 주민대책위의 화상경마장 확장 저지운동에 그저 멀뚱멀뚱 바라다만 보았던 것이다.
그러나 한국마사회의 화상경마장 확장계획 철회로 주민들의 요구사항이 모두 수용된 것은 아니다. 주민대책위는 향후 화상경마장을 다른 지역으로 이전토록 한다는 것이다. 주민대책위의 투쟁이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이다. 화상경마장 이전을 위해서 주민대책위는 이번 6·4지방선거를 활용하는 방안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시장이나 구청장 등 지방선거 후보자들에게 화상경마장 이전을 공약으로 내세우도록 하는 방안 말이다. 지역민들의 주거환경을 피폐하게 만드는 시설이라면 마땅히 외곽으로 이전해야 한다. 어디 그뿐이겠는가. 국민에게 사행심만 불어넣는 시설을 도심에 방치한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이번 선거에 출마하는 시장 또는 서구청장 후보자들은 월평동 화상경마장 이전에 대한 소신을 밝혀야 한다. '세수감소'만을 이유로 침묵으로 일관해서는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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