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윤규진은 NC 허준과 박민우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며 2점을 추가로 내주고 말았다. 올 시즌 개막전에서 승리하며 '독수리의 비상'에 대한 기대감을 만든 한화가 실책에 발목을 잡히고 있다. 한화는 지난 11일까지 9경기에서 무려 13개의 실책을 범했다. 1경기당 평균 1.44개의 실책을 범한 것이다. 이는 프로야구 9개 구단 중 가장 많은 것이다.
지난 8일 NC와의 1차전에선 투타가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실책이 나오지 않으면서 승리한 한화였지만, 2차전에선 실책 하나가 경기를 망치고 말았다. 한화는 NC전에 앞서 인천 문학구장에서 가진 SK와이번스와의 3연전에서 무려 9개의 실책을 범했다.
4일 1차전에서 4개의 실책을 기록한 한화는 5일 1개로 안정을 되찾는가 싶더니 3차전에서 다시 4개의 실책을 범하며 자멸했다. 한화의 실책들은 승부의 명운을 가르는 것이 많아 더 뼈아플 수밖에 없다.
더욱이 한화의 대표 내야수라는 송광민이 전체 실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송광민은 지난해 67경기에서 6개의 실책을 범했다. 이 때문에 나름대로 안정적인 수비력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송광민은 올해 벌써 7경기에서 7개의 실책을 범했다.
SK와의 6일 경기에서 송광민은 1회말 1사 1, 2루 상황에서 스캇의 2루 땅볼 때 정근우의 토스를 받아 1루로 악송구를 했다. 2루수 정근우와 타구를 함께 쫓다가 불안한 자세로 토스를 받은 탓에 자세를 잡지 못한 채 송구를 하고 만 것이다. 그리고 송광민의 이 실책은 SK에 선취점을 내주는 결과로 이어졌다.
3회말에는 SK 김성현의 평범한 땅볼을 한 번 놓쳤다가 다시 잡아 1루로 송구했지만, 타자 주자가 먼저 베이스를 밟았다. 실점으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송광민의 연이은 실책은 한화에 심한 흔들림을 만들 수밖에 없었다.
김응용 감독은 불안한 송광민 대신에 이학준을 투입했지만, 8회말 이학준 마저 평범한 타구를 속칭 '알까기'(뒤로 빠뜨리는 것) 하고 말았다.
상황이 이러니 한화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실책은 단순히 1~2점 실점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어서 더 그럴 수밖에 없다.
수비의 안정은 타자와 투수의 경기력에 직접 영향을 끼친다. 한화의 '비상'을 위해선 뼈아픈 '실책의 역사'를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
최두선 기자 cds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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