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많고 탈많은 '대전 공공수영장'

초등생 익수사고 등 안전조치 미흡… '주부반만 개설' 男입장불가 빈축도 폐장시간 되기전 퇴장 요구 '황당'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초등생이 물에 빠져 중태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하고, 민원이 잇따라 제기되는 등 대전지역 공공수영장에서 각종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5일 오후 대전시 유성구 도룡동 모 수영장에서는 고모(9) 군이 1.5m 깊이 물에 빠져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옮겨져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다.

이날 사고는 어린 초등학생들이 수심이 깊은 일반풀에 입수하는데도 수영장 내 안전요원 등이 제지하지 않은 채 방치하다 발생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이날 고군이 친구들과 함께 수영장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CCTV에 그대로 남아있지만, 안전요원이 이들을 제지하는 모습은 없었다.

이 수영장 관계자는 “어찌됐든 수영장 측의 책임이 크다”며 “다행히 아이가 회복되고 있고, 차후 이런 문제가 재발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또 수영장 내에 유아풀과 일반풀 이용 연령 제한 등과 관련한 안내 표지판도 없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대전의 또다른 모 공공수영장에 대한 민원도 속속 제기되고 있다. A씨는 이 곳의 개방 시간이 4월부터 1시간 연장돼 오후 9시까지였지만, 수영장 위생 관계자로부터 개방시간이 끝나기도 전에 나가라는 강요를 받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A씨는 “(개방 종료) 시간이 되기도 전에 청소하는 분이 수영장으로 나와 빨리 나오라고 소리를 질렀다”며 “9시에 마치는 것 아니냐고 물었더니 '수영장에 아무도 없으면 나와야 된다'고 이해 안되는 말을 하더라”고 했다.

A씨는 또 “수영장 종료 시간이 연장된 건 홍보가 안됐는지 기존 이용객들은 잘 모르더라”며 “수영을 좋아하는 시민으로서 (한밭수영장 측에서) 더 신경을 써주길 바란다”고 했다.

B씨는 지난달 초 이 수영장에 등록하려다가 오전 9시부터 낮 12시까지 남자는 아예 입장이 되지 않는다는 수영장 측의 답변을 들었다.

B씨는 “평소 다니던 수영장이 보수공사를 한다고 해 이 수영장에 등록하려고 알아봤는데 (수영장 측에서) 해당 시간에는 주부반만 개설돼 있으니 다른 시설을 이용하라고 하더라”며 “비싼 요금 내고 다른 사설 스포츠센터나 멀리 있는 수영장까지 가야 하느냐. 같은 세금 내는데 이런 법이 어디 있느냐”고 하소연했다.

수영장 관계자는 “수영장 연장 시간에서 비롯된 문제는 해당 직원이 민원인에게 사과하고, 이용 시간 홍보를 보다 적극적으로 하는 등 개선하기로 했다”고 했다.

관계자는 또 “낮시간대 남성 수영장 이용 문제는 여성이 대부분인데 남성을 꺼리다 보니 운영을 여성 중심으로 했던 게 사실”이라며 “앞으로 남성이 시간에 구애없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개선해 나가고 있다”고 했다.

최두선 기자 cds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