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대덕밸리 내에 있는 (주)에이치투는 바나듐 레독스흐름전지를 이용한 에너지저장장치를 개발ㆍ생산하는 전문 벤처기업으로, 국내 바나듐 레독스흐름전지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
대전 유성구 용산동에 소재하고 있는 (주)에이치투(대표 한신)는 바나듐 레독스흐름전지(VRFB:Vanadium Redox Flow Battery)를 이용한 에너지저장장치(ESS:Energy Storage System)를 개발ㆍ생산하는 벤처기업이다.
에너지저장장치는 장마철 빗물을 저장해두는 댐과 비슷한 원리로 과잉생산된 전력을 저장한 뒤 필요한 때에 사용할 수 있도록 전기를 저장해두는 대규모 전력저장시스템이다.
지난 2010년 8월 설립 이후 에이치투(H2)는 국내 바나듐 레독스흐름전지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일반인에게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이 배터리는 기존의 배터리와는 다르게 액체상태의 전해질을 순환시켜 충방전이 이루어지는 구조로 되어 있다. 출력을 담당하는 스택(자동차의 엔진에 해당)과 에너지의 저장을 담당하는 전해질(자동차의 연료에 해당)이 분리돼 있어 출력과 에너지용량을 독립적으로 설계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또한, 리튬이온전지 대비 10배 이상의 수명을 갖고 있으며 폭발의 위험성이 없고, 전해질을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친환경적이라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이로 인해 정격출력에서 2시간 이상 에너지를 꺼내어 쓸 수 있는 장주기 ESS(Long-duration ESS)시장에서는 가장 유력한 기술로 꼽히고 있다.
▲VRFB 전해질의 전자가에 따른 4가지 상태를 보여주는 모습. |
그 결과 지난해 4월 순수 독자기술로 국내 최초의 바나듐 레독스흐름전지 상용제품을 선보였으며, 지난해 12월 국내 기술로는 최대용량의 바나듐 레독스흐름전지를 충남의 한 업체에 첨두부하 감소의 용도로 설치하고 실증에 들어갔다.
현재 에이치투는 두 종류의 EnerFLOW 시리즈(EnerFLOW 320, EnerFLOW 520)를 공급하고 있다. EnerFLOW 320은 5kW급의 소형 ESS로 오프그리드 이동통신 기지국용 전원 및 소규모 태양광 발전용 에너지저장장치를 주요 타깃으로 개발됐다. 스택, 전해질, BMS 및 PCS가 하나의 인클로저 안에 통합돼 운송과 설치가 간편한 점이 특징이다. 또한, 에너지 용량을 고객의 요구에 맞게 15~25kW를 설계할 수 있으며, 10대까지의 모듈을 확장ㆍ연결할 수 있어 최대 50kW의 출력을 낼 수 있도록 했다.
EnerFLOW 520은 MW급의 대형 ESS를 위한 기본유닛으로 개발됐으며, 컨테이너로 구성된 파워모듈과 전해질 탱크가 하나의 유닛을 이룬다. 출력과 에너지용량을 독립적으로 설계 가능한 바나듐 레독스흐름전지의 장점을 살린 제품으로 고객의 요구사항에 맞게 전해질 탱크의 크기를 자유롭게 설계할 수 있다. 기본유닛을 여러 개 연결해 수십 MW급의 출력까지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여기에 자체 개발한 BMS(배터리 관리 시스템, Battery Management System) 및 HMI(인간-기계 인터페이스, Human Machine Interface)용 소프트웨어인 EnerVIEW를 탑재해 원격으로 시스템의 상태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시스템을 제어할 수 있도록 했다.
한신 대표는 “에이치투가 개발한 바나듐 레독스흐름전지는 국내는 물론이고, 전 세계적으로도 뒤지지 않는 수준의 제품”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에이치투의 핵심역량 중 하나는 창업 후 3년 만에 바나듐 레독스흐름전지의 상용화에 성공할 정도의 빠른 개발속도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업계의 반응도 좋다.
한신 대표는 “다수의 대기업 및 투자자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고 있으며, 해외에서도 문의가 많다”면서 “신재생에너지의 보급확산을 위해서 필수적으로 필요한 대용량 ESS시장이 수년 내에 전 세계적으로 급성장할 것이라는 것을 확신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에이치투는 지난달 26일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 기념 KAIST 창업성과 전시에 초청돼 최신 바나듐 레독스흐름전지기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에이치투는 앞으로 본격적인 마케팅과 영업활동을 펼칠 예정이며, 올해 안으로 1MWh급의 ESS를 설치해 시장을 선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전규 기자 jkpark@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