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시로 부랴부랴 규제개혁 태스크포스(TF)팀까지 꾸려놓았지만 지역에 맞는 규제 발굴보다는 자치단체별 경쟁적으로 규제개혁안을 제안할 수 있어서다.
대전시와 5개 자치구는 지난달 말부터 이달초까지 규제개혁을 위한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지역에서 불합리한 규제를 찾아나서고 있다.
지난달 안전행정부의 지자체 규제개혁 전담부서 설치 지침을 통보받고 일단 TF팀을 구성한 것이다.
그러나 초기부터 자치구별로 TF팀을 관리하는 부서가 각각 달라 자치단체의 규제개혁에 대한 이해수준에 차이가 있다. 자치구별로 TF팀을 지역경제과에 두기도 하고 기획공보실에 두기도 해 적용하려는 규제개혁의 방향부터 각기 다르다는 평이 나온다.
또 정부의 규제개혁 초점이 경제와 기업 지원 등에 맞춰진 만큼 지역에서도 경제분야에 우선 접근할 것으로 보여 행정 전반의 규제개혁보다는 일부 분야로 규제완화의 시선이 쏠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자치구는 이미 시행중인 1인 1사 전담공무원 지정 기업 제도를 통해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할 계획인데 상대적으로 소통이 수월한 분야에 규제 완화 정책이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반해 지역민의 생활 전반에 필요한 규제 개혁에 대해 아직은 방향 설정도 못한 상태다.
여기에 규제개혁 TF팀을 구성한 게 자발적인 의지가 아닌, 상위기관(안행부)의 일방적인 지시에 따른 조치여서 규제개혁안이 성과주의 과제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지역 현장에서 불합리하게 제한하는 규제를 발굴하라는 취지지만 이를 시행하는 하위기관으로서는 성과부분을 외면하긴 어렵다. 정식 부서를 신설하기 위해서는 조례를 개정해야 하지만 성과가 미흡할 경우, 부서 신설 조례 개정도 어려워 한시적인 TF팀에 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전시 및 자치구 관계자는 “현장 중심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할 수 있도록 5~6월께 규제개혁위원회를 열 예정”이라며 “상위법과 배치된 조례가 있는지 여부를 살피는 동시에 지역보다는 전국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규제 개혁안을 내놔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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