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의약품 절반은 '규정 위반'

대전 372곳서 13종 판매… 판매중지 물품 진열 등 관리허술

2012년 말부터 편의점 및 슈퍼 의약품 판매가 가능해졌지만, 절반이 규정을 위반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대전시 약사회는 지난해말 녹색소비자연대와 함께 대전지역 24시간 편의점 109곳의 의약품 판매실태를 조사한 결과 54곳(49.5%)이 규정을 위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일 밝혔다.

정부는 해열진통제와 소화제, 감기약 등의 일부 의약품을 편의점에서 구입할 수 있도록 했으며, 대전에서만 372곳의 편의점에서 의약품을 구입할 수 있다.

판매되는 품목은 모두 13개로 해열진통제는 타이레놀 4종과 어린이 부루펜시럽 ▲감기약은 판콜에이 내복약, 판피린티정 ▲소화제는 베아제정, 닥터베아제정, 훼스탈 플러스정, 훼스탈 골드정 ▲파스는 제일쿨파프, 신신파스아렉스 등이다.

이들 의약품들은 타상품들과 혼합 진열하지 않고 별도 진열을 하도록 했고, 약물 오남용을 막기 위해 한번에 2통이상 판매를 하지 않도록(1회 1일분만 판매) 규정했다. 또 관리를 위해 시·군·구에 판매자로 등록하도록 조치하고 있다. 만 12세 미만 또는 초등학생은 구입할 수 없도록 하는 한편 제품 포장에 소비자의 안전한 선택을 위해 용법, 용량, 효능, 효과, 사용상 주의사항 등 허가사항을 요약해 기재하도록 했다.

그러나 조사결과 조사대상 가운데 39곳(35.8%)이 하루 2통이상 의약품을 판매하고 있었으며, 2통이상 판매할 경우 따로 1장씩 영수증을 발행해 판매하는 편법을 쓰고 있었다. 일반 상품과 의약품을 구분없이 혼합진열하는 편의점도 8곳(7.3%)에 달했으며, 17개 편의점은 의약품을 판매하기 위한 '판매자 등록증'을 게첨하지 않았다 적발됐다.

또 판매중지 물품이었던 타이레놀 현탁액을 진열하거나 판매한 편의점도 4개소가 적발됐다. 조사대상 편의점 가운데 25.9%는 2개항목 이상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편의점들은 의약품 판매자로 등록해놓고 상비약을 갖춰놓고 판매하지 않는 등 관리가 허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시 약사회 관계자는 “의약품은 대부분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에 의해 판매되고 있고, 이들이 규정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지 않아 의약품 판매 관리가 잘 되고 있지 않은 것 같다”며 “제도 시행만 해놓고 방치하기 보다는 제대로된 규정과 관리를 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