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이글스의 홈개막전에서 역전패는 불안한 불펜과 집중도가 떨어지는 타선 등의 한계에 기인한 것이다. 시종 경기를 리드하면서도 불펜은 삼성의 타선에 무너지며 '다이너마이트 불펜의 자폭'이라는 오명을 써야 했고, 만루찬스를 잇따라 놓치는 등 잔루를 계속 남겨두는 상황이 반복됐다.
한화는 이날 개막전에서 강팀 삼성라이온즈를 상대로 선취점을 낸 뒤 경기 후반까지 리드해 가며 승리의 9부 능선까지 다가갔다. 선발 유창식이 6과 3분의1 이닝 동안 2점만 내주며 호투하고, 타선에선 초중반까지 어느 정도 뒷받침해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혁민-박정진-송창식-최영환 등 불펜은 한화의 개막전 승리를 지켜내지 못했다. 김혁민은 7회에 3분의 2이닝 동안 안타와 4구를 각각 1개씩 허용하며 1점을 내줬고, 박정진은 3분의1이닝 동안 안타 1개를 허용해 또다시 1점을 내줘야 했다. 마무리로 나선 송창식은 9회초에 삼성 박석민과 최형우에게 백두백 홈런을 맞고 역전을 허용하고야 말았다.
사실 한화의 불펜은 개막 3경기만 놓고 보더라도 9이닝 14실점(12자책), 평균자책점 12.00을 기록하는 등 저조한 성적표다. 최영환과 박정진은 1차전에서 호투했지만, 2~3차전에서 무너졌고, 1차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던 김혁민도 3차전에서 힘을 쓰지 못했다. 송창식은 연타석 홈런을 맞으면서 한화의 대표 마무리 투수라는 입지에 눈에 띄는 금이 가는 상황을 맞아야 했다. 또 이날 삼성 투수의 폭투는 단 1개였던 반면, 한화 투수들의 폭투는 무려 5개였다.
타선의 불협화음도 여전하다. 한화의 이날 경기에서 잔루는 무려 11개다. 이 중에는 만루 상황이 2번(잔루 6개)였다. 제 역할을 한 것은 용병타자 펠릭스 피에와 송광민 정도였고, 간판타자 김태균은 이날 4구로 두번 출루했을 뿐 삼진과 땅볼을 오가는 모습을 보였다.
6회에는 이용규가 병살타를 쳤고, 8회말에는 삼성 마운드가 흔들렸지만 추가 득점에 실패하는 등 후반으로 갈수록 타선이 침묵했다. 올 시즌 2번째 경기에서도 흔들리는 불펜 탓에 역전패한 한화에게 불안한 마운드와 산만한 타선 재정비가 절실하다.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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