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영화사는 2002년 청어람과 영화배급대행계약을 맺었다. 대전영화사가 대전ㆍ충청지역에서 일정 수수료를 받고 청어람의 배급권을 가진다는 내용이다. 계약에 따라 대전영화사는 같은 해 3월 청어람에게 담보보증금 1억원을 지급했고, 2004년과 2007년 일부 내용을 수정, 보충해 다시 계약을 체결했다. 2002년 계약체결 후 같은 해 '화성으로 간 사나이'이라는 영화에 대한 전도금 지급 및 반환 계약도 별도로 맺어 청어람에게 1억원을 추가로 줬다.
그러다가, 2012년 대전영화사는 청어람에게 계약 해지를 통지하며 담보보증금과 전도금 등 2억원 반환을 요청했다. 2008년 12월 이후 청어람이 배급하는 영화가 전혀 없던 데다, 청어람이 당시 개봉 영화인 '26년'에 대한 영화배급계약을 대전영화사가 아닌 다른 영화사와 맺었고, 계약기간까지 만료됐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2억원 상당의 채권가압류를 신청했다.
하지만, 청어람은 반환을 거부했다. 청어람 측은 “기간 만료는 계약해지 사유가 아니고, 계약종료 주장은 영화업계의 관례에도 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재판부는 '계약에 일정기간 일정 수 이상의 영화 배급대행권 제공에 대한 내용이 포함돼 있지 않다'는 점을 들어 청어람 측의 손을 들어주면서도 대전영화사 측의 계약 만료 주장은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해지 통지에는 더 이상 계약하지 않겠다는 의사가 포함된 것”이라며 계약만료에 따라 담보보증금 1억원을 반환하라고 판결했다. 전도금 1억원에 대해서는 “반환 대상이지만, 상행위로 인한 채권으로 5년 소멸시효가 적용된다는 점을 들어 반납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했다.
청어람 측은 1심에서 일부 승소하자, 대전영화사가 신청해놨던 채권 가압류를 취소해달라고 대전지법 제21민사부(재판장 구창모)에 지난주에 가압류 취소를 신청하게 됐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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