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은 도박사이트 운영, 주부는 대포통장 돈벌이

대전서 조직원 등 45명 검거… 통장 1개당 100만원 거래

대전 폭력조직 일당이 해외에 서버를 둔 불법 도박사이트를 직접 운영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대전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일 유성구 봉명동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중국에 서버를 둔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신유성파 행동대원 천모(21)씨와 천씨의 도박사이트에서 불법도박을 벌인 노모(31)씨 등 35명을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폭력조직에게 대포통장 1개를 만들어주는 조건으로 100만원을 받은 가정주부 오모(28)씨 등 10명은 전자금융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천씨는 지난해 6월 중국에 서버를 둔 불법 스포츠 도박사이트를 인터넷에 개설해 유성의 봉명동 사무실에서 도박사이트를 직접 운영한 혐의다.

천씨의 도박사이트는 회원 가입자가 축구와 농구 등 스포츠 경기의 승리팀에 돈을 걸어 승·패 결과에 따라 배당금을 대포통장에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노씨 등 35명은 해당 도박사이트에서 100만원 이상 돈을 거는 등 3개월간 800여회에 걸쳐 8억1000만원 어치의 불법 인터넷 도박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노씨는 폭력조직 신유성파 조직원으로, 도박 배당금을 받지 못하자 도박사이트 투자자라고 지목된 이모(35)씨를 폭행하고 현금 500만원과 차를 빼앗기도 했다. 경찰은 조직폭력배 노씨의 폭행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대전 폭력조직이 인터넷 도박사이트를 직접 운영한다는 단서를 확보해 검거할 수 있었다. 대전경찰은 1차 조사 후 도주한 천씨의 뒤를 쫓고 있다.

광역수사대 관계자는 “폭력조직이 활동자금 마련을 위해 불법 도박사이트를 직접 운영한 것은 드문 사례로 이러한 수법이 근절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광수대는 지난해 9월 대전 동구 소재 오락실에서 술을 마시고 들어가 아무런 이유 없이 의자를 집어던지는 등 집기를 파괴한 대전지역 폭력조직 H파 조직원 3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