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 개막전에서 대패하고 돌아온 프로축구 대전시티즌은 홈 개막전에서 팬들에게 시원한 승리를 선물했고, 프로야구 한화이글스는 원정 개막전에서 롯데를 누르며 5년간의 징크스를 깼다. 프로배구를 빼고는 늘 최하위권에 머물며 부진한 모습을 보이던 대전시티즌과 한화이글스가 올 시즌 '대전의 비상'을 보여줄 것이라는 설렘을 주고 있다.
▲대전시티즌=지난달 22일 2부리그(챌린지) 첫 경기로 수원FC와의 원정에 나섰던 대전시티즌은 1-4로 완패하며 불안한 출발 조짐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고양HiFC를 상대로 가진 홈 개막전에서 4-1로 대승을 거둬 수원전에서의 패배를 깨끗히 씻어내며 올 시즌 기분 좋은 출발에 시동을 걸었다.
이날 경기에선 용병은 물론, 국내 선수들도 골잔치를 벌이며 그동안 대전시티즌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골 결정력의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줬다. 이날 대전 장원석이 후반 3분 포문을 연데 이어 마지막으로 영입한 용병 아드리아노가 6분과 8분 연속골을 터뜨렸고, 23분에는 '슈퍼 루키' 서명원이 추가골을 넣으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날 10년만에 돌아온 '샤프' 김은중은 후반 잠시 출전해 후배들의 플레이를 도왔다.
▲한화이글스=한화이글스는 최근 5년만에 개막전에서 첫 승리를 거두며 올 시즌을 기분좋게 출발했다. 한화는 우천 순연으로 지난달 3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롯데자이언츠와 가진 개막 경기에서 4-2로 승리했다.
이는 최근 3년 간 롯데와 계속해서 가진 개막전을 포함해 5년간 개막전에서 패배했던 징크스를 깬 것이다.
용병 투수 케일럽 클레이를 선발로 내세운 한화는 클레이의 호투 속에 용병 피에의 2타점 적시타로 2회에서 선취점을 가져오고, 고동진의 홈런까지 더해 이날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한화는 4회에도 2사 이후 피에의 좌전안타와 도루로 2루까지 진루한 상황에서 김태균의 좌중간 2루타가 터지며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
홈팀인 롯데는 5회 선두타자 문규현의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에 이어 이승화의 우전안타로 1점을 쫓아온데 이어 6회에 박종윤이 클레이의 커터를 받아쳐 105m짜리 홈런을 날리며 추격했다.
하지만 한화 고동진이 7회에 롯데의 구원투수 옥스프링을 상대로 110m짜리 우월 솔로 홈런을 날리며 스코어를 벌린 뒤 끝까지 지켜내며 승리를 가져왔다.
만년 최하위를 면치 못하던 대전 프로야구·축구가 시즌 초반부터 낭보를 전해오면서 팬들의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다.
대전시티즌 팬들은 홈개막전 승리를 축하하며 용병 아드리아노와 샤프 김은중에 대한 아낌없는 칭찬을 하고 있고, 한화이글스 팬들도 달라진 모습에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역의 한 팬은 “사실 몇 년 동안 프로축구나 야구나 모두 개막전에서부터 지면서 연패를 계속했던 게 사실”이라며 “이렇게 나란히 초반부터 좋은 모습을 보인 건 정말 오랜만이다. 이런 플레이가 올 시즌 계속 이어져 약팀이 아닌 강팀으로 분류되면 정말 좋겠다”고 했다.
최두선 기자 cds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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