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은 지구 밖의 천체나 물질을 연구하는 학문으로 4000년 이상의 긴 역사를 가진 의학과 더불어 가장 오래된 학문의 하나이지만 아직도 풀어야할 신비한 문제들이 무궁무진하다.
현대인의 삶에 필수용품인 'GPS'(global positioning system), 'CCTV' 등이 천문학에서 비롯된 점을 감안, 천문분야의 잠재력은 우주만큼이나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한국천문연구원(이하 천문연)은 '우리는 우주에 대한 근원적 의문에 과학으로 답한다'는 사명을 아래, 창조경제의 전제 조건인 '무한한 상상력'을 '무한한 가능성'으로 국민들에게 다가서고 있다.
특히 지난 2011년 5월 박필호 원장 취임이후, 천문연은 '무한한 탐구심으로 연구 수월성을 성취해 고객만족을 실천하고 국가와 인류에 공헌한다'는 핵심 가치를 내세워 '우주를 향한 꿈과 최첨단 기술의 만남'을 실행하고 있다.
박 원장은 지난 1986년부터 30여년 동안 천문연에 근무, 그동안 GPS연구그룹장, 우주과학연구부장, 선임연구부장 등을 역임하며 연구원의 내부사정에 누구보다 잘 아는 장점을 통해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긴 호흡을 갖고 '연구결과'로 승부하는 새로운 출연연의 모범기관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 원장은 신년사에서 두 개의 선도연구그룹(CME)이 세계 일류급 선도연구그룹으로 진입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원장은 “지난 2009년부터 준비한 칠레, 호주, 남아공에 설치되는 3기의 외계행성탐색시스템(KMTNet)이 올해 완성됨에 따라 매년 100편의 우수한 논문이 생산되고 노벨상에 도전할 만한 과학연구 성과도 나오리라 기대한다”고 노벨상 도전에도 자신감을 보였다.
-박근혜 정부 국정기조인 '창조경제' 전진기지로 대덕특구가 주목받고 있다. 한국천문연구원에서 창조경제를 어떻게 실현시키고 있는지 말해 달라.
▲한국천문연구원이 창조경제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세계적으로 우수한 연구 성과를 발표하는 것이라 본다. 창조경제란 단지 경제적인 측면에서만 이해하기 보다는 국가의 위상을 높임으로써 국제적인 인지도를 높이고 결과적으로 다양한 방면에서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는 것이라 생각한다. 천문연은 이러한 기본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우수한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천문우주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을 초빙하는 초빙연구원과 카네기 재단등 선진 연구기관들과 포스트닥(Post-Doc)과정을 공유하는 프로그램을 시행중이다.
-최근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운석 등 천문과 관련된 이슈가 화제다. 이런 분위기속에서 한국천문연구원의 역할이 궁금하다. 한국천문연구원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 설명해달라.
▲천문연은 국가로부터 크게 두 가지 임무를 부여받았다. 하나는 국가를 대표해서 천문우주과학에 대한 연구와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다.
또 다른 임무는 우주감시 시스템구축이다. 우리가 우주시대가 되다 보니까 우주로부터 오는 여러 가지 재난의 감시가 중요한 시점이다. 최근 이슈가 되는 운석도 이런 측면에서 볼 수 있다.
재난으로부터 우리나라의 우주자산을 보호하고, 그것에 대해서 국가적으로 신속하고 정확한 대응시스템을 만들어서 국민에게 서비스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또한 천문연은 국가천문대로써 시간을 결정해 주는 임무를 수행한다. 다음해 공휴일 및 양력과 음력 대조, 연간 휴일 수 등 자료를 요약한 월력요향을 발표, 달력 제작에 기본 자료를 제공한다.
-취임이후 가장 주력했던 정책 또는 사안은 무엇인가. 또한 관련 성과에 대해서도 말해달라.
▲천문연이 그동안 가지고 있는 가족적인 문화를 발전시켜 적극적이고 활기찬 연구소가 되도록 문화적인 측면에서 여러 시설을 개선하였다. 도서실 및 자유로운 토론문화 활성화를 위한 별 카페 등 문화적 환경 개선으로 직원들이 적극적이고 개방 의식이 높아진 것으로 보여진다.
-올해 주력 사업이 있다면 무엇인가.
▲올해는 지난 10여 년간 준비해 온 여러 연구 사업들이 결실을 맺는 한해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특히 연구부문에서는 2009년부터 준비해서 칠레, 호주, 남아공에 설치하는 3기의 외계행성탐색시스템(KMTNet)이 완성돼 본격적으로 과학연구를 시작하게 될 것이다. KMTNet을 통해 매년 100여 편의 우수한 논문이 생산되고 노벨상에 도전할 만한 과학연구 성과도 나오리라 기대된다. 또한 2007년부터 지난 7년간 육성해 온 두 개의 선도연구그룹(CME, 변광천체)이 진정한 세계 일류급 선도연구그룹으로 진입하는 해가 될 것이다.
올해부터 58억 원 규모의 우주탄생과 진화 융합 연구가 시작되고, 매년 점차 확대되어 100억 원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연구의 축이 그동안 주력해 왔던 연구 인프라 구축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과학연구 성과 창출로 크게 전환됨을 의미한다.
그 일환으로 리더급 과학자와 우수 인력 확보를 위해 학연협력과 국제협력 네트워크 강화, 박사후연수원(18명→ 30명) 확대 등 인적자원 쪽에 집중 투자할 것이다. 우수한 과학연구에 필요한 ALMA, 중대형망원경 등 세계 일류급 최첨단 연구시설 활용을 위해서도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다.
-올 상반기에 통합정보시스템이 구축된다고 들었다. 통합정보시스템 구축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통합정보시스템 구축은 설립 40주년을 맞이하는 연구기관인 천문연에 걸맞은 선진화된 연구지원 시스템이다. 인사시스템 선진화의 일환으로 올해부터 정규, 비정규 용어 사용을 비롯한 직원 간 위화감을 불러일으키는 차별적 요소를 가능한 철폐하고, 오는 12월 초에 그 해의 평가가 완료되는 조기평가 시스템을 도입할 방침이다.
-올 천문연 창립 40주년을 기념해 오는 8월 대전에서 제12회 국제천문연맹 아시아-태평양 지역 총회가 열린다. 어떤 대회인가.
▲국제천문연맹(IAU)은 각국 천문학자의 국제적인 협력을 통한 천문학 연구의 촉진을 목적으로 1919년 7월 벨기에의 브뤼셀에서 창립, 60개국 이상의 8300여 명 천문학자들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한국은 1973년 제15차 시드니총회에서 한국천문학회가 회원으로 가입했다.
국제천문연맹(IAU)에서는 천문학이 다루고 있는 모든 연구 활동을 크게 11개 분야(scientific division)로 분류, 각 분야의 연구를 돕고 있다. 행성 등 천체의 이름을 정하는 국제적 공인기관이기도 하다. 국제천문연맹은 3년마다 아시아, 오세아니아권에서 아태지역 총회를 개최하는데 세계의 천문학자들이 참가하는 대규모 학술회의이다. 한국은 1996년에 처음으로 국제천문연맹 아태지역 총회를 개최한 데 이어 올해 8월 대전에서 IAU 아태 총회가 열린다. 700여명의 천문학자가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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