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 총장선거 혼탁·과열 예고

교육부 엄포에 직선제→간선제 전환… 선관위 '관리 밖' 공정성 한계점 노출 '금고형 이상' 당선무효 기준도 느슨… 고발 포상금 없어 부정 적발 어려워

●총장 선거제도 손질 시급

2012년 이후 국립대 총장 선거가 간선제로 전환되면서 혼탁 과열 방지를 위한 제도 손질이 시급하다. 각 시·도 선거관리위원회 '위탁 선거'로 치러졌던 직선제와 달리 선관위 관리 밖으로 벗어난 데다 당선 무효 기준도 느슨하기 때문이다.

25일 대전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초 중앙선관위로부터 국립대 총장 선거 위탁관리 금지 공문을 받았다. 이는 교육부 의지에 따라 전국 국립대 총장선거가 간선제로 전환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 교육부가 총장 직선제를 개선하지 않으면 각종 국비 지원 사업 등에 불이익을 주겠다는 엄포를 내렸기 때문이다.

한밭대, 공주대, 충남대를 포함한 전국 대부분의 국립대는 교육부 지원을 받고자 총장 선거를 직선제에서 간선제로 바꿨다. 교육공무원법 제24조의 3에 따르면 국립대 총장 선거는 직접선거로 치르면 해당 지역 선관위에 위탁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때문에 앞으로 국립대 총장 선거는 선관위가 손을 쓸 수 없게 됐다.

4년 전 '위탁선거'로 치른 한밭대, 공주대 총장선거와 달리 올해 선거는 대학 자체적인 선관위를 꾸려 관리를 하고 있다. 이 조직들은 나름대로 공정한 선거관리를 다짐하고 있지만, 정보력 및 상황판단에서 선관위가 직접 관리하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25일 현재까지 공주대에는 7명, 한밭대에는 4명이 총장 선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후보자 난립에 따라 네거티브와 추천위원과의 사전접촉 우려 등 각종 불법행위가 제기되고 있지만, 선관위가 이에 관여할 수 없게 되면서 일각에서는 혼탁 선거 우려를 걱정하고 있다.

지나치게 느슨한 대학 총장 당선 무효 기준도 문제다. 교육공무원법에 따르면 국립대 총장은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아야 총장직에서 물러난다. 지자체장과 국회의원이 선거법 위반으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면 당선무효 처리되는 것과 비교하면 너무나 관대한 처벌 규정이다. 총장 선거 후보자들이 선거 과정에서 부정이 적발되더라도 일단 당선되고 나면 사실상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되고 있다.

더욱이 다른 선거와는 달리 부정행위를 제보한 제보자에 대한 포상금도 없어 대학 자체 선관위에서는 부정선거 적발에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후문이다.

지역대 한 관계자는 “간선제에서는 총장선거를 대학 자체적으로 관리해야 해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공정한 선거가 되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