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1조원 가량으로 예상되는 사업비 중 국비 비중이 절반이 넘고, 대규모 투자 사업의 경우 자칫 정부 부처간 엇박자를 보이면 실행계획이 미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대규모 민자유치 사업의 경우 경기침체에 따른 투자금 회수가 더딜 경우 사업자 공모가 원활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24일 대전시에 따르면 올해부터 오는 2017년까지 대전 창조경제 전진기지 조성 사업 실행계획이 마련돼 지난 18일 과학기술위원회 자리에서 보고됐다. 이 사업은 3대 전략, 8대 핵심과제, 25개 추진과제로 세분화돼 국비 5400여억원, 시비 620여억원, 기타 3860여억원 등 약 1조원 가량의 예산이 소요될 예정이다.
여기서 문제는 5400여억원에 달하는 국비확보와 수천억원대의 대규모 민자유치 사업이다. 시는 올해 2조1147억원의 국비를 확보, 지난해보다 12.3%(2314억원) 증가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정부의 예산 증가율 4.0%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하지만 창조경제 전진기지 조성사업은 여러 변수를 내재하고 있다. 시가 수립한 세부 실행계획은 올해부터 오는 2017년까지 국·시비, 기능지구 및 민간자본 등 약 1조원을 투입하는 것으로 예상했지만 일부 세부사업의 경우 당초 계획보다 연기될 가능성도 높은 실정이다.
창조경제 주무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약속사업으로 제시했더라도 돈줄을 쥐고 있는 기획재정부에서 이견을 보이면서 제동을 걸면 사업 자체가 삐걱거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부터 오는 2018년까지 1000억원 조성을 목표로 추진될 예정이었던 과학사업화(Sci-Biz) 펀드조성 사업은 내년부터 오는 2019년으로 1년 미뤄진 상태다. 이 사업은 정부 500억원, 시 150억원, 기능지구와 민간 등 350억원 등 1000억원을 조성해 기초 원천 연구성과를 사업화하는 3년 미만의 초기단계 기업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었다.
투자전문회사와 협력해 초기단계부터 글로벌 기업 육성을 목표로 추진되며 과학벨트 거점지구 및 대덕연구개발특구 등 대전지역 내에 50% 이상 우선 투자될 예정이었다. 미래부에서 올해부터 펀드기금을 조성할 계획을 세웠지만 기재부에서 이견을 보여 연기된 것이다.
시 관계자는 “대전 창조경제 전진기지 조성사업과 관련, 지난해 미래부와 논의를 거쳐 약 1조원 가량의 사업비가 소요될 것으로 세부 실행계획을 마련한 것”이라며 “일부 단위가 큰 사업은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야 하고 정부 부처간 이견에 따라 예산 확보가 어려울 경우 사업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또 “다만, 대통령이 강력하게 언급하면서 대전 뿐 아니라 전국에서 추진되는 대규모 사업인 만큼 계획에 따라 실행될 수 있도록 국비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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