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지역에서 화가로 성장한다는 것이 그리 만만하지는 않다. 특히 전업 작가의 길은 그 어떤 직업보다 험난하기 그지없다. 이번에 문을 여는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가 예술가들의 창작 활동에 활기를 불어넣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해야 하는 이유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새 이곳에 대한 작가들의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으며 더러는 시큰둥한 반응까지 보이고 있다. 크게 인기를 끌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그 속내가 무엇일까. 먼저 입주기간이 1년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1년이란 기간은 전업 작가들에게 너무도 짧은 기간이라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개인 작업실 등의 운영 시간을 너무 규정해놓고 있다는 것이다. 예술가의 작업 활동을 작가의 작업 성향에 따라 작가 스스로 조절하는 것이 아니라 창작센터의 운영 룰대로 움직이려 한다는 것이다. 입주 작가들이 겉으로 드러내놓고 불만을 토로하지는 못하더라도 절친한 동료 작가들에게 털어놓을 수는 있는 것이다. 문화예술행정이 예술인들의 편의와 환경에 맞춰진 것이 아니라 행정편의에 맞춰졌음을 또 한 번 보는 느낌이다.
이 같은 행정편의는 오늘날 예술가들에게 지원되는 문예진흥기금 공모사업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매년 공모를 통해 지원되는 이 사업의 경우 국가문화예술시스템을 통해서만 신청 지원이 가능한데 그 과정이 여간 까다롭지 않다. 컴퓨터에 익숙하지 않은 전업 작가들의 경우 아예 신청 지원할 엄두조차 낼 수 없을 정도다. 때문에 일부 작가들에게는 그저 그림의 떡이나 매한가지인 셈이다.
새롭게 출발하는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도 보여주기식 운영이나 행정편의적 운영에서 벗어나 아낌없는 지원으로 예술인들의 활동에 든든한 힘이 돼 줘야 한다. 자칫 지나친 간섭으로 입주 작가들이 작품활동도 제대로 못한 채 세월만 보내는 시설이 돼서는 안 된다. 예술인들의 속사정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행정의 편의만을 생각하는 것 역시 예술인들에 대한 제2의 규제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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