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반토막 시공' 세종시 아파트 흔들

하도급업체 1-4생활권 723호 부실공사… 배근간격 넓히는 수법

국내 건설업계의 고질적인 하도급 문제가 행복도시 아파트 부실공사로 이어지면서, 세종시의 안정적 성장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19일 지역 건설업계 및 행복도시건설청에 따르면 올 들어 A건설사(광주)의 1-4생활권 L5~L8블록 723호 부실공사 의혹이 공공연히 제기된 후, 지난 18일 행복도시건설청 및 한국시설안전공단 합동 조사 결과 사실로 드러났다.

지난 2012년 11월 입주자모집공고 후 주택건설 과정에서 철근 배근 간격을 넓혀 시공했다.

하도급 B업체(광주)가 최저가 공사 시행에 따른 하도급 대금 증액 요구를 A사가 거절하자, 이에 대한 불만의 표시로 고의적인 불법행위를 자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총15개동 중 4개동 20곳 샘플 조사결과 16곳에서 기준치와 불일치 결과를 나타냈다.

최대 18cm에서 최소 0.9cm 넓게 철근간격을 둠으로써 비용절감을 꾀했다. 이는 리히터 규모 6.0지진에 견디도록 설계한 내진성능 저하를 가져오면서, 강도높은 지진 발생 시 급격한 붕괴를 초래할 수있다는 분석이다.

하도급 업체 대금 확대 요구 및 연체 문제는 전국적인 사안으로, 행복도시 내에서도 출범 전부터 지속된 사항이다.

하지만 통상 관할 지자체 및 감독기관과 원도급, 하도급 업체 3자간 문제를 비교적 원활히 해결온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사건은 도를 넘어선 행태라는 게 대내외적인 공통된 인식이다.

하도급 업체의 감정적 대응이 자칫 행복도시 전체 아파트 부실로 침소봉대돼서는 안된다는 게 지역민과 전문가, 관계기관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전문수 대한주택건설협회 대전세종충남 회장은 “하도급 업체의 이 같은 대응은 간과하고 넘어갈 문제가 아닌 대형 범죄”라며 “적절한 협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감독기관 및 시행건설사 책임도 있다. 확실한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통해 행복도시 정상 건설을 차질없이 진행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형표 행복청 차장은 “설계 대로 시공하지 않은 문제는 사실로 확인됐다”며 “기존 설계보다 안전하다는 확신을 가질 때까지 추가 조사 등 특별 조치를 진행하겠다. 무엇보다 투자유치 원년에 이 같은 문제가 재발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세종=이희택·조성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