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지역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기초선거 공천 폐지로 인지도 높은 후보들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지역에서 오랜 사회활동을 한 다양한 직업을 가진 시민들이 기초의회에 도전장을 내미는 현상이 감지되고 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정치신인들의 진입장벽은 높아지고 검증되지 않은 후보들은 난립을 하는 부작용이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들이 높아지고 있다.
천안시의회 A의원은 “이번 선거가 무공천으로 치러지면서 검증되지 않는 후보들이 대거 선거에 출마하면서 지역민들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커진 것이 사실”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하지만 현재로선 이 같은 부작용을 막을 뚜렷한 방안이 없다.
민주당 관계자는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추다보니 세세한 문제점들에 대한 대책은 준비하지 못한 측면이 분명히 있다”며 “이번 기초의원 선거는 전적으로 국민들의 판단에 맡기고 결과를 지켜보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시민 후보를 공천하겠다는 자생단체가 생겨나는 것도 우려를 더하고 있다. 지난달 발족한 시민사회단체 중심의 천안시민정치참여네트워크(이하 시민네트워크)는 시민을 위한 공약과 정책을 만들어내고 이를 실천할 수 있는 시민 후보를 추천해 알리겠다는 입장이다. 시민네트워크는 후보 난립으로 인한 유권자들의 혼란 가중과 돈 선거 등 혼탁선거를 방지하기 위해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시민 80여명을 참여시켜 지방자치 본질구현에 앞장설 수 있는 시민후보를 공천하겠다는 입장이다.
시민네트워크는 시민공천위원회의 검증을 통해 후보를 최종 확정해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상의 대의를 공감할 수 있도록 홍보하고 유권자의 5%정도의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선명성과 분별력이 떨어질 수 있는데다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을 경우 유권자들에게 심각한 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는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다. 게다가 특정인을 밀어주기 위한 경선이나 추대 등이 이뤄질 경우 선거법에 저촉될 우려마저 예상된다.
지역정치권 관계자는 “대표성을 검증하기 힘든 단체에서 시민의 대표를 검증하겠다는 것은 맞지 않는 것 같다”며 “공천제 폐지로 인해 기초선거 후보자들은 유권자의 판단에 따라 달려있는 만큼 인물을 보는 유권자의 판단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천안=윤원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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