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층이 늘어감에도 불구하고 수급자는 4년간 20여만 명 가량 탈락된 것이다. 이는 2010년 정부 복지사업 전달체계인 '사회복지통합관리망'인 '행복e음' 도입으로 수급자의 소득과 부양의무자 파악이 쉬워지면서부터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의 현실적인 생활 형편은 무시한 채 부양의무자 유무 등만으로 20여만 명의 수급자를 탈락시켰다는 이야기다. 뿐만 아니라 지급액을 삭감한 경우도 74만7000여명에 이르는 등 100여만 명에 가까운 빈곤층들의 생활형편을 더 힘겨운 상황으로 몰고 간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의 현실을 무시한 복지정책으로 인해 소득이 최저생계비 이하이지만 기초수급자가 되지 못하는 빈곤층도 117만명에 달하는 실정이다. 정부의 복지정책 가운데 더더욱 한심스러운 것은 제 구실을 못하는 긴급복지제도이다.
소득상실이나 질병 등으로 생계를 위지하기 어려운 취약계층에게 생계비를 비롯해 의료비나 주거비 및 교육비 등 필요한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긴급복지제도인 것이다. 지난해 971억원의 예산이 편성됐으나 실제로 지원된 돈은 536억원에 그쳤던 것이다. 지난해뿐만 아니라 긴급복지사업 예산의 실제 집행률은 2010년 87.2%에서 2011년 77.7%, 2012년 58.9%에 불과했던 것이다.
정부는 각 지자체에서 이달 말까지 '복지 사각지대 발굴·지원 특별조사'를 실시하도록 한 바 있다. 세 모녀의 자살 사건 이후 내려진 것이다. 그러나 짧은 기간 동안 적은 복지담당 인력으로 자칫 형식적으로 지나가기 쉽다. 따라서 이번 조사기간을 더 늘려야 함은 물론 조사 인력을 대폭 확충해 저인망식으로 복지의 사각지대를 촘촘하게 살펴보는 조사가 이루어지길 바라는 바이다. 더 이상 복지혜택을 받지 못하고 고귀한 삶을 포기하는 우리의 이웃이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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