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 쏠릴 눈은 요한 바오로2세 교황이 방한했던 103위 순교자 시성식과 세계성체대회 때의 지구촌 이목을 복기해보면 능히 짐작될 일이다. 더구나 교황의 지역 방문은 특정종교의 대사회적인 위상이나 단순한 일회성 종교행사를 초월해 지역적으로 환영할 만한 경사가 아닐 수 없다.
당연히 그 의미를 가장 깊이 새겨봐야 할 곳 역시 대전과 충남지역이다. 그만큼 완벽한 지원 체계 가동을 다했을 때의 얘기다. 교황 방한은 한국 교회의 달라진 위상과 한반도 정세가 어우러진 결과로도 평가된다. 정치·사회적 또는 문화적으로 미칠 파급력을 염두에 두고 행정력을 지원하지 않으면 안 된다.
교황의 방한은 또한 대전과 충남 일대에서 열릴 제6회 아시아 청년대회 못지않게 한반도 평화에 대한 전 세계인의 관심을 고조시킬 걸로 보인다. 남북한 화해, 동북아 지역의 평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길 기대한다. 교황이 건넬 평화의 메시지에 정부도 대비할 걸로 믿는다.
지역이 한국의 위상을 책임진다는 자부심으로 책임 있는 역할을 수행할 이유는 일일이 나열하지 않아도 충분하다. 교황이 늘 강조한 대로 소외된 이웃의 아픔을 돌아보는 계기를 만드는 일도 그 하나다. 성 김대건 신부의 생가터가 위치한 당진 솔뫼성지와 순교자들의 피가 서린 서산 해미성지 등 충남의 가톨릭 성지까지 주목받을 것 같다. 이는 향후 관광 등 지역발전에도 시너지가 될 만한 요소들이다.
여러 부문에 걸쳐 행정력을 집중하되 행사를 주관하는 천주교 대전교구 측과 손발이 우선 잘 맞아야 한다. 12일 충남도와 서산·당진시, 대전교구, 충남경찰청 관계자들이 첫 합동회의를 여는 등 지원 체계가 가동된다. 방한 기간 청주교구에서 운영하는 음성 꽃동네 방문도 예고되고 있다. 정부와 잘 조율하면서 교황 방한이 갖는 충청권과의 각별한 인연을 최대한 살려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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