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퇴치 공신 VS 이웃 감시자… 스마트앱신고 딜레마

대전·충남 지난해 1만여건… 무질서 개선 등 기대감 불구 사생활 침해 우려감도

생활 속 첨단기술이 발전하면서 주민이 법규 위반 현장을 손끝으로 고발하는 스마트신고가 눈에 띄게 활발해지고 있다.

사진과 동영상을 찍고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으로 간편하게 신고할 수 있어 생활 무질서를 바로잡는 기대와 함께 이웃을 감시자로 여기는 풍토가 만들어질까 하는 우려가 나올 정도다.

지난해 대전에서 6880건과 충남 3409건이 스마트폰앱을 통해 법규위반 등 신고가 접수됐다. 지역 주민들이 한 달에 평균 400여 건씩 법규위반과 생활불편을 스마트폰 앱을 통해 손끝으로 지자체에 신고한 셈이다.

신고는 주로 불법 주정차에 집중돼 대전에서 스마트폰앱을 통해 지난 1년간 4500건(65%)이 불법 주정차 신고였고, 충남 역시 2219건(65%)이 교통 신고였다. 손끝으로 이뤄지는 신고는 차량 블랙박스를 통해 교통법규 위반차량을 경찰청에 고발하는 시스템에서도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신호위반, 중앙선침범, 끼어들기,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 등 과태료 처리가 가능한 교통법규 위반 현장을 동영상에 담아 경찰청 홈페이지를 등록하는 방식으로 신고가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방법으로 대전에서는 지난해 교통법규를 위반하는 차량의 동영상 7900건을 시민이 신고했고, 충남에서도 6018건의 고발이 접수됐다. 대전에서는 2012년 3090건이던 교통법규 위반 동영상 신고가 1년 사이 1.5배 폭증한 것이다.

이는 스마트폰과 차량용 블랙박스가 보편화하면서 신고가 편리해져 결과적으로 생활 무질서를 바로잡는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반면, 손끝으로 이뤄지는 신고 대부분이 교통분야에 집중될 뿐 환경과 부조리신고는 여전히 취약하며, 지나치게 시민 감시를 초래하는 게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지난해 대전에서 접수된 스마트폰앱 신고 중 환경오염 분야는 전체의 7%였고, 쓰레기방치 4%, 학교주변 유해업소 신고 0.1%였다.

지역경찰 관계자는 “굳이 전화하거나 방문하지 않더라도 신고할 수 있는 수단이 만들어지면서 이에 대한 활용도 앞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