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씨는 “50만원을 손에 쥐여준다고 해서 아이를 더 낳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는 게 문제”라며 “첫째 아이를 키우는 데도 허덕일 판에 둘째 아이는 여유가 있어야 낳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첫 자녀에 이어 둘째 이상의 아이를 출산토록 하기 위해 지자체에서 출산장려지원금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오히려 출산율이 낮아지면서 지원규모도 줄고 있다. 아이를 낳으려는 생각보다는 경제 등 각종 부담이 크기 때문에 이 같은 정책이 출산을 장려하기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11일 대전시에 따르면 올들어 1~3월 둘째 아이 출산장려지원금 대상자는 942명이며 셋째 아이 이상 지원금 대상자는 250명으로 모두 1192명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둘째 아이 출산장려지원금 대상자 1292명, 세째 아이 이상 지원금 대상자 308명 등 모두 1600명으로 올들어 408명이 줄었다. 이 같은 출산장려지원금은 둘째 아이와 셋째 아이 이상 출산 대상자에게 지급되는 데 둘째 아이 출생시 30만원, 셋째아이부터는 50만원씩 지원된다.
출산장려지원금은 대전시에서 100% 지원하는 방식으로 2008년 셋째 아이 이상 대상자에게 지급되기 시작됐으며 둘째 아이는 2012년 하반기부터 지원됐다. 다른 광역시도의 경우, 자치구별로 출산장려지원금 수준이 각각 달라 논란을 부추기지만 그나마 대전에서는 5개 자치구 거주 대상자에게 같은 수준으로 지원된다.
하지만 둘째 아이 이상 출산을 유도하는 데 장려금의 영향은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보육비는 물론, 교육비 등 각종 비용에 대한 부담이 자녀를 추가로 출산하려는 부부들의 생각을 가로막기 때문이다. 게다가 오히려 타 시도에서는 인구수를 늘리기 위한 편법으로 경쟁적으로 출산장려금 지원 폭을 늘리는 등 비합리적인 행정이 운영되기도 한다.
대전시 관계자는 “출산장려지원금 자체가 둘째 이상 자녀를 더 낳도록 하는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지만 국가적인 과제를 지자체에서도 분담해서 해결하려고 하는 것”이라며 “출산장려지원금보다는 보육이나 교육과 관련, 정부의 파격적인 지원혜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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