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기초선거 공천 폐지 이해득실 엇갈려

  • 정치/행정
  • 6·4 지방선거

여야 기초선거 공천 폐지 이해득실 엇갈려

민주·새정치 후보들 당혹… '무소속' 출마 불이익 우려 새누리 반사이익 기대 "기호 1번 선거전서 유리할 것"

  • 승인 2014-03-11 17:29
  • 신문게재 2014-03-12 1면
  • 강우성 기자강우성 기자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기초선거 공천제 폐지에 나선 가운데 여야 기초선거 출마자 간 이해득실이 엇갈리고 있다.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새정치연합 안철수 중앙위원장은 약속 이행을 통해 국민적 지지를 받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정당 소속으로 기초단체장과 기초의회에 출마하려 했던 인사들에게는 빨간 불이 켜진 상태다.

더불어 통진당과 정의당 측 출마자들 사이에서도 존재감 상실에 대한 우려감이 점차 커지고 있다.반면에 새누리당 측은 야당 후보가 무소속으로 난립하게 되면 당 후보가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을 가능성이 훨씬 커질 것으로 보여 내심 반색하는 분위기다.

▲새누리당 ‘반사이익?’=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기초선거 무공천 결정에 새누리당 출마자들은 내심 반색하는 분위기다. 이는 투표용지의 기호 배정에서부터 기인한다. 기초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는 기호 1번을 부여받는 프리미엄을 갖는 반면, 통합 신당 성향 후보는 정당기호를 받지 못한 채 무소속으로 난립하게 되면 표가 분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기존 정당 후보들이 우선 기호 배정을 받는 만큼, 통합 신당 후보들은 후순위로 밀려 유권자들의 눈길을 끄는데 불리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상향식 공천으로 국민의 관심을 끌어, 선택된 공천 후보가 야권보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 기초선거 출마자는 “각종 여론조사 결과, 충청권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야당에 비해 높은 지지율로 나타나고 있다”며 “무소속 후보가 여러 명일 경우, 기호 1번으로 나서는 것이 선거전에서 유리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민주당ㆍ새정치연합 막막한 심정= 민주당과 새정치연합 측 기초선거 출마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정당에 부여되는 기호를 부여받지 못해 다른 무소속 후보들과의 차별화되지 않는 불이익을 감수해야 되는 이유에서다. 당장 선거사무실의 현수막 색상과 민주당 후보임을 나타내는 의상조차도 입지 못하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이런 나 홀로 선거라는 초유의 사태에 기초선거 후보들은 막막한 심정이다. 이들은 국민 약속을 지킨 점을 유권자들로부터 지지를 받을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깜깜 선거라며 답답함마저 토로하고 있다.

민주당의 한 기초의원은 “무공천으로 정당 프리미엄이 완전히 사라져 각자 생존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공천 제도가 있는 광역의회로 눈을 돌려야 하지 않을까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기초의원도 “무공천제로 여성의 정치 참여 기회가 더욱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며 “얼마 전 여성 비례대표들끼리 만났을 때도 비례대표마저 무공천으로 진행돼, 그 기회마저 완전히 상실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측도 마찬가지. 이들은 안철수 의원이라는 브랜드에 기대했지만,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새누리당 단일후보나 민주당 출신 후보에게 뒤처질 것으로 우려하면서다. 새정치연합 측 관계자는 “우리 측에서 기초단체장 후보로 출마하는 사람 중에는 정치 신인이 적지 않다”면서 “무소속으로 기초단체장에 출마할 경우, 이름만으로 경쟁해야 되는 만큼, 광역의원으로 눈을 돌리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소수정당 울상= 정의당과 통합진보당 측은 울상이다. 지방선거를 통해 당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려고 했지만 새누리당과 통합신당이라는 양자대결로 급속히 재편되며 설 자리가 좁아졌다.

6·4 지방선거를 통해 당의 인지도와 지지기반을 확충, 차기 총선의 발판을 만들려던 당초의 계획과 달리, 가능한 많은 후보를 내겠다는 방침에도 그 결과에는 비관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통합진보당은 최다규모인 약 1000명의 후보를 출마시키겠다고 나섰지만, 내란음모사건 1심 재판에서 이석기 의원 등에게 중형이 선고되는 등 국민 여론이 호의적이지 않은 터라, 출마자들에게 더욱 어렵게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정의당과 통진당 측 기초선거 후보들은 정당 후보로서 기호 번호를 받게된다”면서도 “양당의 존재감이 미미한 상황에서 통합 신당의 무소속 후보보다 관심도가 부족해 유권자들의 관심이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3.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4.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5.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