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촌육교 소음·분진 그냥 참아라?

2012년 피해 배상·시설개선 판결 불구 후속조치 미흡 市 “구조적 문제와 노후화로 방음벽 설치 어려워” 난색

중촌육교의 소음과 분진, 진동에 따른 지역민의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2012년 민원제기에 따라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이하 중앙환조)는 일부 지역민에게 피해배상 및 방음대책 설치를 판결했지만 기술 및 구조적 문제 탓에 개선이 미흡한 상황이다. 주민들은 일상적인 생활이 곤란하다며 조속한 개선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10일 중촌육교 인근 일부 주민들에 따르면 도로교통에 따른 소음과 분진 등으로 생활불편을 주장하며 개선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여름에는 소음과 분진 탓에 거실 창문도 열지 못한 채 전기료 부담을 감수하고 24시간 에어컨을 켠 채 생활하기도 했다.

지역주민들은 2012년 민원 제기를 통해 중앙환조로부터 정신적 피해배상 및 방음대책 판결을 받았다. 당시 중앙환조는 민원인들의 수인한도를 넘는 소음피해가 발생한 만큼 시는 이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 및 방음벽 설치 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판결했다. 야간 도로교통 소음이 인정기준(55㏈)을 초과한 만큼 이에 대한 적정한 방음대책을 설치하라는 것이다.

주민 A씨는 “당시 민원인 1인당 20만원 가량의 정신적 피해배상이 이뤄졌지만 이후 방음벽 설치나 분진 발생에 따른 대책은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며 “개선되지 않은 도로차량의 소음, 건강에 유해한 분진 등은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시는 현재로서는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소음을 줄이기 위해 과속단속 카메라를 설치한 것과 육교 도로의 신축 이음장치 설치 등에 불과한 형편이다.

시는 육교의 구조와 시설물 노후상태를 고려했을 때 당장은 개선책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민원인들의 사정은 이해하지만 현실에서는 중앙환조의 개선책 이행을 적용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중앙환조의 판결에는 법적 소음 인정기준(주간 65㏈, 야간 55㏈)에 부합하는 방음벽을 설치하려면 현재 3m인 방음벽을 11m의 구조물로 설치해야 하는데 안전성에 상당한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소음 저감을 위한 도로 재포장의 경우에도 현재 고가교 본선 도로포장의 상태가 양호해 노후화된 이후 저소음 기능성 아스팔트로 재포장할 계획이다.

속도제한 역시 경찰측과 협의해 현재 50㎞로 낮췄지만 소음 저감을 위한 30㎞는 편도 2차로 도로인 만큼 어렵다는 의견을 받은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민원인들의 생활 불편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법적 소음기준 충족을 위한 방음벽 설치는 구조적 및 안전성 문제 등이 결부돼 있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다만 민원인들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해보겠다”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