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KTX 노선' 지방선거 쟁점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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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권 'KTX 노선' 지방선거 쟁점 급부상

세종역 신설·호남선 서대전역 경유 '뜨거운 감자' 대전·세종 vs 충북 정치권 대립… 갈등확대 우려

  • 승인 2014-03-05 18:38
  • 신문게재 2014-03-06 1면
  • 강우성 기자강우성 기자
지방선거를 앞두고 충청권에서 KTX노선 문제가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방선거 출마자들을 중심으로 세종과 대전 정치권에서 세종역 신설과 KTX 호남선 서대전 경유 문제를 제기하자 KTX 오송역이 있는 충북도가 강하게 반발하는 모습이다.각 사안별로 같은 정당 간에도 민감한 반응을 나타내고 있고 지역간·여야간 갈등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어, 상생방안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대전시장 예비후보인 민주당 권선택 전 의원은 지난달 18일 “KTX호남선이 서대전역을 경유하지 않으면 대전은 도시 발전의 한축이었던 서대전역을 잃게 되고, 호남의 관문이라는 지위마저 상실하게 된다”며 “서대전역을 지키는 유일한 해법은 현행처럼 호남고속철도의 서대전역 경유 노선을 존치하는 것 뿐”이라고 강조했다. 권 전 의원은 또 “중앙당과 협의해 서대전역 호남선 KTX 경유를 당론으로 만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대전 중구청장 후보군도 마찬가지. 새누리당 박용갑 중구청장과 중구청장 선거에 출마할 예정인 김태훈 전 시의원, 김영관 전 대전시의회 의장 등도 최근 TV토론 등에서 KTX호남선의 서대전역 경유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또 세종시는 지난달 19일 KTX 역사 신설 추진 등을 골자로 하는 '2030 세종시 도시기본계획'을 확정·발표했다. 세종시의 계획은 세종시 관문공항인 청주국제공항을 활성화하고 세종시를 명실상부한 행정수도로 키우기 위해선 국가기간철도망인 KTX를 끌어들여야 한다는 논리다.

이에 민주당 이시종 충북지사는 지난달 24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세종시가 오송역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곳에 세종시에 KTX역을 설치하려고 시도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행위”라고 반박하며 “국가철도망계획에 세종시 요구가 반영되지 않도록 조처하고 세종시에도 공식적으로 항의하라”고 지시했다.

아울러 이 지사는 KTX호남선 서대전역 경유론에 대해서는 “호남선이 서대전을 거쳐간다면 먼길을 돌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호남선을 만든 취지가 무색해진다”고 질타했다. 그 일환으로 충북도는 지난달 말께 세종시의 KTX세종역 설치 요구가 국가철도망계획에 반영돼서는 안 된다는 공문을 제출했다.

이는 새누리당 후보인 이기용 도교육감도 마찬가지. 이 교육감은 같은 날 충북교육청 간부회의에서 “오송역은 충북도민이 한마음으로 기원하며 피나는 노력 끝에 거둔 결과물인데, KTX세종역이 신설되면 오송역은 들러리로 전락할 것”이라며 “세종역까지 신설된다면 오송역을 중심으로 한 충북도와 통합 청주시의 성장전략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충북지사 후보인 서규용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도 지난달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세종역 신설 또는 서대전역 경유 주장은 터무니 없는 것이고 있어서도 안될 일”이라고 지적했으며, 이종윤 청원군수도 지난 4일 확대 간부회의에서 “지난해 초 제기됐던 KTX 세종역 신설 논란이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다시 가열되고 있는 양상”이라며 적극 대처할 것을 지시했다.

여기에 각 정당도 가세했다. 새누리당 충북도당은 지난달 25일 성명을 내고 “권선택 전 의원이 당론 채택 운운하면서 호남고속철 서대전역 경유론을 주장한 것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정치쇼”라고 비판했으며, 민주당 충북도당은 다음달인 지난달 26일 성명에서 “유한식 세종시장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실현 가능성 없는 공상(세종역 신설)을 장밋빛 청사진으로 꾸며 유권자를 속이려는 행태를 중단하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갈등 양상은 지방선거 시기가 가까워질수록 표심을 향한 출마 후보군의 공약화를 통해 한층 가열될 것으로 관측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선거구의 지역민 표심만 잡으면 된다는 식의 공약이 남발되면서 지역 갈등으로 유발되고 있다”며 “충청권 전체의 상생을 위한 대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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