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인재 육성 차원에서 재전 대전·충남 학사 건립을 위해 각계의 힘을 모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수백억 원이 소요되는 대형 사업인 만큼 지자체 단독 추진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교육청은 물론 정치권, 기업, 시민 등 지역사회의 역량결집이 필요한 이유다. 이와 관련 현재 운영 중인 6개 지방 학사 가운데 지역민의 힘을 모아 건립한 타 시·도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울 동작구에 있는 '남도 학숙'이 대표적인 경우다. 1994년 2월 개관한 85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이 기숙사는 광주시와 전남도 각계가 힘을 모아 건립했다. 남도학숙 건립에 소요된 비용은 모두 278억 원. 이 가운데 전남 각 시·군 출연금은 23%가량에 불과한 65억 원이다. 나머지는 교부세, 기업 후원금, 시민 성금 등으로 충당했다.
교부세의 경우 정치권이 중앙정부로부터 지원을 이끌어낸 것이며 기업 후원금은 경제계도 이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시민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성금이 6억 2400만 원에 달했다는 점이다. 비록 내 자식이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지 않을지라도 광주 전남 주민들은 지역 인재 육성을 위해 선뜻 주머니를 턴 것이다.남도 학숙 관계자는 “이곳은 학생들이 단지 잠을 자고 밥을 해결하는 곳이 아니다”며 “지역 인재 육성을 위한 시설이며 재경 광주 전남 주민은 물론 고향에서까지 장학금이 답지하고 있을 정도다”고 말했다.
대전·충남 학사 건립을 위해서는 대전시와 충남도 등 행정당국이 주도적으로 나서야 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하지만, 남도 학숙의 사례처럼 정치권, 경제계, 일반 시민들이 힘을 합칠 때 사업 추진이 한층 원활하며 건립 의미도 더욱 뜻깊다. 지방의 '서울 유학생 기숙사'는 단지 학생들을 위한 시설은 아니다. 머리를 짜내기 때라 지역과 관련된 여러 가지 용도로 활용될 수는 '멀티 시설'이다. 재경 지역민의 각종 컨벤션 시설로 쓸 수도 있고 기숙사생들의 방학 중에는 지역 각급 학교 운동부 선수들이 전지훈련이나 대회에 참가할 때 숙소로 활용할 수도 있다.
대전·충남 학사 건립은 지역 인재 육성과 지역민 복지증진 등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전 충남인은 정치논리에 흔들리던 행정중심복합도시를 일치단결해 지켜냈고 우리나라 미래 성장 동력인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를 유치한 저력이 있다. 이제 지역 인재 육성의 산실이 될 대전·충남 학사 건립에 힘을 모아갈 때다. <끝>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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