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음성에서 종계닭을 들여온 홍성군 서부면 판교리 종계농장에서 지난 4일 고병원성 AI가 최종확정됨에 따라 4만여마리에 달하는 닭을 살처분하게 되자 용역원 40명과 함께 공무원 20명이 투입됐다. 때문에 업무에 지장을 받는 등 극도의 피로를 느끼는 공무원들 사이에서 투정섞인 불만이 터져나옴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011년 구제역파동때 특히 고생한 기억이 떠오르기 때문일 것이라는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전국최대축산단지답게 방역이나 살처분에 일사분란하고 능숙할 것 같지만 특별한 왕도는 없다. 실제 홍성군은 말로만 주의를 당부하고 방역에는 소홀했다. 서부 농가에 AI가 확정된날 홍성의 한 가금류 사육농가 주변이나 진입도로엔 방역초소나 소독시스템은 없고 농장 입구에 출입제한이라는 표지판만 덩그러니 있었다.
도와 군에 따르면 홍성은 223농가가 285만 수의 가금류를 사육하고 있다. 전국최대규모의 축산단지지만 가금류 사육은 도내 8~11위 정도 규모다.
상대적으로 소와 돼지사육 농가에 비해 규모가 작아서인지 가금류 방역에 대해서는 구제역때보다 상대적으로 많이 소홀했다는 지적이다.
홍성군은 AI가 발생한 뒤에도 대규모 행사를 강행하면서 방역체계는 소홀히 하는 등 서툰 모습을 보였다는 농가의 설명이다. 실제 AI가 발생한 뒤에도 홍성군은 새조개 축제, 씨름대회 등의 행사를 방역설비 없이 진행하다 주민의 지적이 있자 나중에서야 소독매트 정도만 구비하는 행정력을 보였다. 급기야 한 농가에서 AI가 확정되고 살처분하게 되자 중앙정부에서 방역통제에 나서야 된다는 얘기까지 나온 것이다.
군과 중앙정부 사이에 끼인 도에서는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AI발생 초기부터 방역초소 설치를 수 차례 말했지만 '예산 먼저' 라는 식의 태도였으며, 방역에 대한 권한은 시장ㆍ군수가 갖고 있는데도 감염이 되니 이제와 중앙정부차원을 거론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도 관계자는 “AI확산을 막는 것이 우선이지 예산먼저 따지니 방역이 되겠느냐”며 “AI를 막고자 하는 의지나 행동은 없이 감염이 되고나서 투정부리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내포=유희성 기자 jdy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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