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 단위로는 충북학사 외에 강원학사, 광주·전남의 남도학사, 전북의 서울장학숙, 제주의 탐라영재관 등이 운영 중이다. 기초단체별로도 가령 전북의 경우 고창장학숙이 있으며 건립 계획을 세운 정읍에선 서울장학숙 건립 기금이 줄을 잇는다. 수도권인 경기도조차 경기도장학관이 있는 걸로 모자라 강화, 연천 등 군 단위 지자체까지 ‘중복 운영’에 가세하는 추세다.
기존 향토학사의 입소 인원이 충분치 않자 전국 8개 기초 자치단체가 공동기숙사 공급에 적극성을 보였다. 그 결실로 8일 첫 입소를 앞둔 상태다. 지역에서 태안학사 입사생을 첫 모집했지만 학업편의 증진을 바라는 대다수 서울 유학생에겐 그저 부러움의 대상이다. 시도만 하고 막상 구체적인 작업에 착수하지 못했던 일이 새삼스럽게 부각된다.
국내 전체 기숙사의 60% 이상이 서울 소재 대학에 집중됐음에도 경제적 부담 등으로 입소가 쉽지 않다. 저렴한 숙식 해결과 면학에 유리한 지자체 기숙사에서 지원과 편의를 제공받은 학생들은 졸업 후 향토애와 지역 기여도 또한 남다를 것이다. 필요성 공감에 머문 지역 인재 양성의 둥지가 더욱 아쉬운 이유다.
연간 운영비를 생각하면 물론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의 현실적인 한계는 이해된다. 실제로 재정자립도가 20% 남짓 되는 일부 기초 지자체를 바라보는 비판적 시각이 없지 않다. 지역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과의 형평성 면에서 또다른 형태의 차별이라는 시각 역시 극복할 부분이긴 하다.
다만 그 무엇도 지역 인재들이 학업에 안정적으로 정진할 여건 확충이라는 대의보다 크지는 않다. 다른 지자체 사정을 살펴보면 학령인구 감소나 재원 문제가 꼭 본질은 아닌 듯하다. 지역 중견기업과 장학사업 형식의 협업까지 포함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어려우면 대전과 충남의 협력사업도 유력한 방법일 수 있다. 광주와 전남이 공동 운영하는 남도학숙은 그 좋은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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