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부터 시작한 부여 은산초등학교 방과후 골프교실, 여느 방과후 수업과 마찬가지로 정부의 교육정책의 일환인 만큼 가볍게 시작했으나 생각보다 녹록지는 않았다.
주 2회를 매주 월·목요일 오후 2시 30분부터 7시까지 골프수업을 마칠 때까지 저녁식사도 못하고 함께한 노수정 프로, 본인의 연습시간을 쪼개어 여러차례 묵묵히 도움을 준 박상우 학생(신성고), 조소영 학생(신일여고), 유은지 학생(괴정고), 이선우 학생(한빛고), 허윤서 학생(대전 신계초4). 그 외 재능기부와 후원을 아끼지 않았던 박종화 프로, 이강호 프로, 최성영 프로, 신운산 프로, 정효빈 프로 등.
그리고 부여 은산초 골프교실에 봉사할 기회의 다리를 놓아준 이옥선씨, 학교 관계자, 그리고 지역주민과 학부모 등 모든 이들의 각고의 노력이 있었기에 무사히 마칠 수가 있었다.
승용차로 왕복 150㎞, 2시간 거리에 골프수업을 하고 오는 길이 만만치는 않는 일이나 기꺼이 봉사의 길에 참가해 준 여러분들을 보고 희망의 빛은 절대 꺼지지 않을 것이라 다짐하고 굳게 믿을 수 있었다. 아시다시피 방과후 수업을 해서 많은 수익이 생기지는 않으나, 도서벽지의 소외된 사람들의 문화·체육의 참여는 우리들의 관심만 있다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하며, 그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은 너무 뿌듯하고 웃음이 저절로 나올 만큼 보람과 가치가 있고 마음의 양식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학교에서 지급하는 강사료는 많지는 않으나, 골프교실 학생들의 간식과 음료, 지난해 11월 11일 '충청프로골프회'의 불우이웃돕기 골프대회에 쌀과 금일봉을 전달함으로써, 봉사와 자선의 길이 더불어 자선의 길을 만들어 주니 이 또한 금상첨화가 아닌가 생각한다.
전교생 159명중 20여 명으로 시작한 방과후 골프수업이 34명으로 늘 정도로 반응이 좋았고 학부모 선생님들의 참여로 골프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심는데 정말 좋은 기회였고 이러한 자연스러운 골프에 대한 관심어린 애정이 궁극적으로 우리 골프 관련 종사자들에게 아름다운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것이 아니겠는가 생각해 본다.
피자 한번 먹지 못했다던 5남매 중 셋째, 3학년 안치환 학생은 나름 안 빠졌고, 피자먹는 날 두 번은 꼭 참석했다.
말도 없고 학업 수행이 좀 떨어지지만, 마지막 수업 때 한사람씩 안아주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면서 헤어질 때 귓속말로 “안치홍 선생님 감사합니다 전화 할게요”라는 한마디를 할 때 놀라기도 했지만, 바로 잊어버렸는데, 1시간 후 그 아이의 목소리로 “선생님 그동안 가르쳐 주셔서 고맙습니다”, “다음에 또 꼭 오세요”라는 전화를 받았을 때 “치환이야? 진짜 전화했구나” 저 또한 놀랄뿐더러 그 이야기를 골프수업 중 듣고 있던 선생님들, 학부모님들 또한 “치환이가 웬일이냐”면서 의아해했다.
물론 치환이가 말문을 여는데 그 피자가 무엇보다도 중요했지만, 골프가 그 정도 인연을 만들어 준 것만으로도 크나 큰 역할을 했고 바로 이런 보람이 필자의 입장에서는 치환이의 피자보다도 더 값진 것이고, 이것이 방과후 수업의 궁극적 목적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싶다.
가정환경이나 도서벽지, 어려운 여건으로 인해 소외된 골프의 약자들을 위한 아름다운 일들, 이런 보람된 일들이 우리에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석이며 무한의 에너지가 아니겠는가.
아울러 안치홍골프세상에서는 대전지역의 여러 초등학교(용산초, 대동초, 자운초, 문정초, 학하초) 등 충청지역의 다수학교에 엄선된 자질을 가진 소속 프로강사를 파견함으로써 골프전문인들의 진로문제, 일거리창출과 재능기부를 동시에 만족하는 아름다운 골프세상을 만들어가는데 적극 동참할 것이다.
이러한 자연스러운 참여가 진정 우리가 바라는 정의로운 사회의 기틀을 다지는데 미력하나마 기여한 게 아니겠는가. 여러분들의 많은 동참과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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