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민주당 김춘진 의원이 26일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14년 17개 시·도 교육청 무상급식 현황'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 1만 1483곳 가운데 72.7%인 8351곳에서 무상급식이 시행되고 있다.
무상급식 확대가 화두로 떠올랐던 2010년 지방선거 무렵 23.7%보다 3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무상급식이 점차 확대되는 추세이지만, 충청권에서는 지역과 학교급별, 설립유형별로 시행범위가 들쑥날쑥하다.
대전은 144개 전체 초등학교에서 전면 무상급식이 시행되고 있지만, 중학교와 유치원과 고교는 포함되지 않는다. 대전의 초·중·고 무상급식 비율은 49%로 전국 평균 72.7%를 훨씬 밑돌고 있다. 세종은 유치원과 초등학교 중학교 전체가 무상급식이지만, 고교는 시행하지 않고 있다. 이 지역의 초·중·고 무상급식 비율은 83%다.
충남은 초등학교 중학교 전체 무상급식, 고교는 미실시이며 유치원의 경우 사립을 제외한 공립만 무상급식을 실시하고 있다. 충남 초·중·고 무상급식 비율은 83.9%로 3개 충청권 시·도 가운데에는 가장 높다.
이처럼 무상급식 시행 범위가 천차만별인 이유는 해당 지역의 행정 및 교육당국의 재정여건과 무관하지 않다. 대전의 경우 시 60%, 구 20%, 교육청 20%를 각각 부담하고 있는데 지자체나 교육청 모두 복지분야에 예산을 많이 투입하면서 무상급식 예산 확보가 어렵다는 전언이다.
기관장의 '색깔'에 따라서도 무상급식 비율이 좌지우지됨을 읽을 수 있다. '보편적 복지'를 주장하는 진보성향 기관장이 있는 지역은 무상급식 비율이 높고 '선택적 복지'를 중시하는 보수 쪽은 이 비율이 낮은 편이다. 지자체장과 교육감이 모두 진보성향인 전남과 전북의 경우 초·중·고 무상급식 비율이 94.5%와 90.8%로 각각 전국 1~2위인데 반해 보수진영인 대전과 대구(19.3%), 울산(36.9%)은 낮은 것에서 이같은 점이 확인된다.
대전교육청 관계자는 “교육청이나 지자체의 재정여건 등으로 유치원과 중·고교로 무상급식을 확대할 계획은 현재로서는 없다”며 “무상급식 비율이 높은 지역과 비교할 때 급식과 관련한 시설 투자는 오히려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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