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도시기본계획은 장기적인 발전방향을 제시하고, 세계적인 명품도시를 지향하는 세종시의 청사진을 담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추세를 보면 자족도시의 꿈은 멀게만 느껴지는 것이 현실이다. 무엇보다 가장 우선적으로 걸림돌이 되고 있는 부분은 다름아닌 인구유입이다.
세종시의 기본계획을 보면, 세종시 인구는 중앙행정기관의 이전이 마무리되는 2015년에 25만명, 이후 2020년에는 자족도시의 요건을 갖추는 50만명을 예상했다. 하지만, 지난 1월 말 현재 세종시의 전체 인구는 12만6260명(외국인 포함) 수준. 내년까지 현재 인구의 약 2배가 늘어난다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지난해 말 세종청사 2단계 부처가 이전을 하면서 인구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을 했지만, 정작 정부와 세종시의 예상은 맞지 않았다. 중앙행정기관이 이전을 마친 지난해 말 기준 세종시 인구는 모두 12만4615명으로, 세종청사 이전이 시작되기 전인 11월 말 12만1787명과 비교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세종청사 2단계 부처 이전 기관 종사자는 부처와 소속기관 등을 포함해 모두 5601명. 이를 감안해 가족과 함께 세종시 동반이주를 했다면 최소 1만5000명 이상 인구가 늘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이후 2개월 사이 인구는 고작 4000여명 늘어나는데 그쳤다. 여기에서 세종청사 공무원들도 세종시로 주민등록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세종청사의 입주에도 이처럼 세종시 유입인구가 크게 저조한 것은 학교와 병원, 대형마트 등 각종 생활 편의시설이 미흡하기 때문으로 지적된다. 세종청사 주변에서 대형마트와 대형병원 등은 찾을 수 없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말 착공으로 이르면 올해 연말이나 오픈할 예정이며, 충남대병원도 들어설 계획이지만 빨라야 2016년 이용이 가능하다.
국무조정실 한 사무관은 “세종청사 이전과 함께 가족과 세종시 첫마을로 이사를 하려고 했지만, 병원과 편의시설 등을 고려해 대전(노은동)에 집을 마련하게 됐다”면서 “(대전은)거리상으로도 가깝고, (세종청사로)출퇴근하기에도 적합하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런 가운데 대전 유성구의 경우 '세종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유성지역은 병원이나, 학교, 대형마트 등 각종 편의시설이 잘 조성돼 있어, 최근 인구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세종청사의 중앙부처 입주가 이어지면서 유성구 노은동 지역의 경우, 음식점과 병의원 등 편의시설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말 유성구 인구는 31만3968명으로 최근 1년 사이 무려 1만명 이상 늘었다.
전문가들은 올해 연말까지 세종청사 3단계 이전 완료 요인을 고려할 때, 플러스 알파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성장동력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세종청사 한 관계자는 “플러스 알파효과 등 특화기능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세종시는 도시기본계획이 순조롭게 이뤄지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세종=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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